명함. 단순한 종이 조각 이상의 의미

회사 첫 명함 만들기, 종이 한 장에 담은 고민과 성장

by 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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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로고 작업이 끝나자마자 명함 제작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을 때,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어요. '검은색과 흰색에 로고만 넣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하지만 브랜드 컬러가 정해지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명함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를 '요약'하고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매체라는 걸 깨달았죠. 주니어 디자이너로서 이 과정은 제게 많은 고민과 성장의 기회를 안겨주었습니다.


디자인 방향성 설정,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


명함 제작의 첫걸음은 우선순위 설정이었습니다. 어떤 명함을 만들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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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브랜드의 핵심 컬러인 #3B82F6(밝고 전문적인 신뢰의 블루)를 중심으로 컬러 팔레트 구성했어요.

밝은 블루 계열(#93C5FD)과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네온 라임(#D9F99D),

그리고 안정감을 주는 진회색(#1E293B)과 카본 블랙(#111827)을 더해 조합을 시도했습니다.

아 스포이지만, 이 컬러 팔레트는 결국 메인 컬러와 카본 블랙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요!


서체

로고 서체인 이사만루체를 그대로 사용할지, 가독성을 고려해 별도의 서체를 사용할지 고민했습니다.

역시 가독성과 굵기로 경중을 주기 위해 pretendard를 지속 사용하게 되었고요.


스타일

캐주얼, 정중, 미래지향적 등 다양한 스타일을 탐색하며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으려 노력했어요. 교육을 하는 곳이니 '신뢰'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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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

로고 중심형, 텍스트 정렬형, 미니멀 등 여러 가지 버전을 시도하며 가장 효과적인 레이아웃을 찾기 위해 그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며 정렬된 디자인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이어서 명함에 들어갈 정보를 정리하고, 팀원들과 소통하며 꼭 필요한 정보만 남겼습니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명함 소진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 아래, 꼭 필요한 정보 위주로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포함 정보: 이름, 직함, 연락처(휴대전화, 이메일), 회사명 및 로고, 회사 주소, 홈페이지

고민 끝에 제외된 정보: QR 코드 (필요시 추후 추가)


끝나지 않는 고민, 그리고 나의 목소리 찾기


명함의 레이아웃을 잡고 다양한 시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끝없는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로고의 위치, 서체의 크기, 글씨 색상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했죠.


이미지4.jpg 원래 더 많은 시안이 있었는데, 브런치 글을 몇번이나 수정하며 이미지를 싹 날려서 이것밖에 안남은...

'그라데이션을 넣으면 어떨까?', '직무에 따라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할 수 있을까?'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여러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다른 회사들의 디자인을 참고하며 영감을 얻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시안은 과감하게 삭제하며 완성도를 높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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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디자이너로서의 제 의견과 팀원들의 피드백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1. 홈페이지 주소 삭제 의견: 홈페이지 주소를 빼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왜 운용하면 안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직 미완성이라도 우리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매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회사 메신저에 슬며시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홈페이지가 빠진 이유가 무엇인가요? 현재 홈페이지가 부족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할까요?" 대안까지 제안하고 싶었지만 아직 제 시선에서는 크게 고칠 부분이 보이지 못하고 허전하다는 것만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의외로 문제는 미완성이 아니었습니다. 이메일에서 이미 회사의 주소가 들어갔기 때문에 중복적인 정보를 넣지 않자는 의견이었어요. 다시 한 번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었어요.


2. 직함 고민: CTO의 제안으로 모든 직책에 'Lead'를 붙이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저의 직책에서는 'Lead'가 빠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속상했습니다. 주니어라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 역량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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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의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피력해야 할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이게 더 예뻐요"가 아니라, "왜 이 디자인이 우리 브랜드에 더 효과적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성장통을 겪고 더 나은 디자이너로


결국 홈페이지 주소는 제외되었고, 명함 제작은 대규모 명함 업체를 통해 진행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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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획일적인 느낌의 일반 스노우지가 아닌,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더 잘 담아낼 수 있는 특별한 재질을 찾고 싶었습니다. CEO, CTO에게 다른 명함 업체를 찾아 샘플을 받아보자고 제안했고, 다행히 흔쾌히 수락받았습니다.

이 작은 제안이 제게는 큰 용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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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종 시안을 올렸을 때,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라"는 조언과 함께 '명함 기획서'를 작성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명함 기획서라니!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 제안은 명함을 '단순한 디자인 작업'이 아닌,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열어주었습니다. 작은 부분이라 생각했던 전화번호 하이픈 표기나 주소의 정석적인 표기법에 대한 피드백 역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어 디테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저는 단순한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때로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문제 해결사'로서의 디자이너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다음 나의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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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명함 기획서에 도전. 제안받은 대로 명함 기획서를 작성해보는 것.

그것도 Dribble 이나 노트폴리오 등의 사이트에 올릴 수 있을 만큼 멋드러진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왜 이 명함을 만드는지', '명함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등을 문서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팀원들과의 소통 과정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중이에요.


회사 메신저로 디자인 이유를 공유했었지만 이를 문서화 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메신저는 역시 휘발성이랄까요...


이 과정에서 겪은 고민들이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디자인 프로젝트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고.

명함 제작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더 멋진 디자이너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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