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90432번째 디자이너 서류 탈락

나는 토스 과제를 준비하면서 이런 고민을 했다

by 쭈미
시작 – 토스에 지원하며

토스는 늘 내게 특별한 회사였습니다. ‘디자이너를 없애려는 조직’이라는 말로 프로덕트 디자인 '툴' 직무를 오랫동안 채용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 안에서 시스템적 사고를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스의 디자이너는 사전 과제를 수행하면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습니다. 사실 몇년간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흔한 인터뷰 한 번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ㅠ)


처음엔 기능 나열만 했는데, 나중에 보니 문제 정의가 부족하더라
과제 과정 – 문제 정의와 탐색

과제는 ‘스터디 앱 개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문제를 좁히는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어떤 목표가 주어지면 기능을 남발했던 탓인지 문제 정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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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문제인가? → 중·고등학생 학습자

어떤 문제가 반복되는가? → 앱을 꾸준히 쓰지 않게 되는 것

왜 그런가? → 성취감 부족, 보상 구조 미약, 사회적 동기 약화

이 세 가지로 문제를 단순화했습니다.


리서치는 크게 세 가지로 진행했습니다.

온라인 설문/인터뷰 –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 수집

유사 서비스 분석 – 열품타, 올클 등 벤치마킹

앱 리뷰/커뮤니티 조사 – 사용자가 직접 남긴 불편 요소 확인


그 과정에서 핵심 인사이트는 이거였습니다.

“단순히 몇 시간을 했는지”보다 ‘어떤 과목을 얼마나 했는지’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UI가 필요하다.

보상 체계가 약하다. 공부 과정 자체에 보상을 연결해야 한다.

사회적 동기가 부족하다. 친구와의 경쟁·협력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초기석을 토대로 주어진 시스템 UI의 한계와 비효율적인 부분을 명확히 진단하고자 했습니다.


사용자의 동기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이 아래부터는 장황한 과제 수행 과정이라 흥미가 없으면 그냥 스킵해도 됩니다. 더군다나 사전과제에서 탈락한 결과물이기도 하니까요. “아, 이렇게 접근했구나” 정도로만 보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 기록을 남김으로서 제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적어두었습니다.


1. 어떤 사용자를 위한 문제인가

화면의 학습 콘텐츠 '2단원 - 방정식과 부등식'을 보건데 중·고등 수학 교과 과정에 해당했습니다. 따라서 페르소나는 최소 중학생 이상으로 좁혀봤어요. 학습 습관, 동기, 환경이 다른 구체적인 학년대로 페르소나를 구성해 보았습니다.

페르소나1. 중학교 2학년, 수학 기초가 부족하고 학원을 다니고 있음

페르소나2. 고등학교 1학년, 혼자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앱을 설치함


특정 페르소나가 나와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왜 공부를 덜하게 되는지, 어떤 지점에서 동기를 잃는지) 솔루션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솔루션을 결정하는 데에도 개선 아이디어가 페르소나의 목표와 행동에 부합하는 지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중학생의 주요 동기에 대한 리서치와 UX 기대치, 습관 등이 필요했습니다.

앱을 사용하는 동기가 성적 향상인지, 경쟁심인지 (친구와 비교 또는 학교 시험 대비를 위함), 또는 고등학교 입시 관리가 중요한 시기인지가 궁금했어요. 이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로 모아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선정한 내용들이라 가설이 섞여있었을 거에요.

내신 관리, 고등학교 입시 준비, 기본 개념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형성, 칭찬과 즉각적 포상(포인트/랭킹), 또래와 비교와 경쟁 심리

과목별 학습 비중이 다양하고 학습 방법을 찾아가는 시기


고등학교 1~2학년의 주요 동기 리서치로는

내신 + 모의고사 대비에 탁월한 효과

성취율, 데이터 피드백, 분석 리포트 등

가설과 함께 성과 측정으로 자신의 학습 시간 통계와 약점 진단을 바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보았습니다.


2. 사용자 만남 리서치 시작

꾸준히 공부 습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능을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했습니다.

주변에 학생이 없다보니 할 수 있었던 것은


1. 온라인 설문 : 구글폼으로 설문지를 만들어서 학생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습니다. 커뮤니티, 오픈카카오톡 등. 기프티콘 지급을 준다고 하여 응답을 활발하게 수집해보았습니다. 카페 등에도 시도해보았지만 몇일간 정지라는 대참사가...

2. 소규모 1:1 인터뷰 : 기프티콘 보상을 주면서 간단한 20분 인터뷰를 준비했고요.

3. 유사 서비스 분석 : 올클, 열품타 등 리뷰를 보며 학생들의 불편 요소를 분석했습니다. 앱스토어 리뷰, 구글플레이 댓글에서 학생들의 소리를 수집해보았어요.


설문은 막연한 질문 보다는 '앱을 사용하다가 공부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때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같은 구체적인 경험을 물어보았습니다.

공식적인 설문 느낌보다는 친구랑 얘기하는 듯한 어투를 사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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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좀 해보려고 하면 꼭 방해하는 '빌런'이 있잖아. 너한테는 뭐야?' 같은 질문으로 조금 가볍게 접근을 했어요.


응답을 기다리면서 유사 서비스인 '열품타', '올클'를 사용해보고 리뷰를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두 어플리케이션 모두 핵심 기능과 동기 부여 방식이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른 면이 있었어요.


3. 유사 서비스 분석

열품타 핵심기능
(1) 타이머 및 목표 설정
- 열품타는 공부 시간 측정을 과목 별로 나누고 버튼을 누르면 타이머처럼 현시간부터 기록이 시작
- 현재 함께 공부하는 익명의 유저들을 나이대 설정시 볼 수 있었고, 간단한 이모티콘 등이 귀여움
- 작동 중에 다른 앱을 키면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힘. 스스로 공부에 집중하게 도움을 줌
- 과목별로 나뉘어져 있어서 이 과목에 덜 투자했구나 같은 습관을 객관적으로 파악가능
(2) 소셜 기능
- 열품타는 실시간으로 그룹간 공부 시간을 공유 가능함
- 끄기 전에도 불이 켜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함부로 끄기가 아쉬움
- 30초 간격으로 사진을 자동으로 공유하는 캠스터디로 신뢰가 쌓임
(3) 보상 및 게임화
열품타 UI 디자인분석
(1) 화면구성 : 메인화면에서 바로 과목과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버튼을 볼 수 있음
버튼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멈추는게 굉장히 편리했고, 내 공부 시간은 내 아바타를 클릭했을때 바로바로 볼 수 있었다. 랭킹은 별도로 없었다. 랭킹이 있었다면 너무 뒷 등수라서 더 기록하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시각적 요소 : 전체적으로 다크모드였고 아이콘은 라인으로 굉장히 깔끔했다. 한편으로는 정제되지 않은 개발자가 만든 앱같았다. 차분하고 집중하기는 좋았으며, 시각적으로 재미를 주는 요소가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았다
올클 핵심기능
(1) 타이머 : 직관적이고 종료/시작 등의 단어가 쉬웠다. 특히 종료는 잠시 멈춤인지 종료인지 어려울때가 많은데 한글로 종료 라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2) 동기부여 : 타이머 상단에는 명언이 있었다. 힘들때마다 새로운 명언이 나올것 같아서 기대도 되고, 감성적이라 생각되었다.
(3) 랭킹 : 사실 막 시작한 사람들은 랭킹을 따라가는 것이 많이 어려울듯하다. 랭킹의 존재가 필요할까?
(4) 미션 : 올클의 가장 특이 요소 였다. 클럽 참여로 루틴 지속성이 강화되고 학교 배틀 클럽으로 소삭감과 경쟁 동기를 확대할 수 있었다. 막연한 익명이나 친구들보다 훨씬 도움이 될것 같았다
(5) 보상 :공부로 쌓은 캐시는 스토어에서 쇼핑이 가능한 구조로 외적 동기 부여가 가능했다.


이런 과정으로 앱을 벤치마킹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는,

현재 앱은 문제풀이 콘텐츠만 보여져 보상을 받으려면 문제를 풀어야만하는데,

-> 이를 '목표 공부 시간 달성' '꾸준히 앱 출석하기'에도 적절한 보상 체계를 도입하면 좋을듯했고요.

지급 방식 또한 문제를 푸는 것도 좋지만,

-> 공부 시간 1분 당 n포인트와 같이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 보상을 주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경쟁/랭킹 시스템 : 모은 포인트나 공부 시간을 기준으로 주간/월간 랭킹을 보여주는 기능

포인트로 구매가능한 칭호나 배경, 캐릭터 등 시각적 보상을 넣어 추가할 수 있으면 좋을듯했습니다.


주니어 디자이너는 종종 리서치 자료에 매몰되기 쉽다.
나 역시 기능을 다 적다 보니 본질을 놓치고 있었다.


그래서 과제에서 주어진 앱UI의 사용자는 어떤 문제를 느끼고 있는가?

사용자 설정하고, 벤치마킹하는데 오랜 시간을 쏟고 다시 돌아온 '그래서 문제가 뭔데?'를 잊을 뻔 했었습니다. 사용자는 꾸준히 공부 습관을 만들고 싶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앱 사용 빈도가 감소하고 목표 달성률도 낮아진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고요.


처음에는 동기가 있었지만 유지 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렇다면 왜?앱을 자주 쓰지 않게 되는 것일까?를 다시 정의해보았습니다. (멀리도 돌아왔다...)


(1) 목표 시간과 학습 성취 연결이 약하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5시간 35분이나 꽤나 긴 공부 시간임에도 '20% 달성'은 굉장히 성취감이 낮아보입니다. 목표 시간 설정이 커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사용자가 좀 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UI가 필요했습니다.


(2) 포인트 보상 구조가 약하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실제 가치가 낮아 지속 동기가 불가능합니다.

랜덤으로 큰 포인트를 받는다면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최대 10000포인트 당첨 같이 말이죠.


(3) 친구 초대는 초대만 가능할뿐 협력이나 경쟁 요소가 부족합니다. 사회적 동기가 미약한 편이에요.

직관적으로 친구를 초대하면 어떻게 협력이나 경쟁하게 되는지 보여지면 더욱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 앱의 핵심 기능 UI를 정의하고,

'친구초대' '공부시간 목표 설정' '공부시간 타이머' '문제 풀고 포인트 받기' '광고'

너무 다채로운 그래픽 보다는 공부 시간 측정과 문제 풀이, 학습 플래너 같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토대로 리뉴얼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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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꾸준히 쓰지 않게 됨”에 대한 이유가 너무 넓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그 이유인,

‘목표와 성과 연결이 약함 + 보상 구조 미약 + 사회적 동기 부족’에만 집중하며 비합리적 지점으로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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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취감 올리기

'목표 20%' 문구는 성취감이 낮으며, 단계적 목표치 나 작은 보상이 필요합니다.

타이머를 쓰는 기존의 습관 앱 유저들은 현재 세션 시간보다는 -> 현재 과목 O분째 공부중 같은 디테일을 선호했습니다. 또한, 짧은 시간이라도 비주얼적으로 커가는 그래픽 요소가 있다면 단기적인 보상 심리를 충족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배경으로는 진행바가 있어서 색색이 채워지거나,'새싹 -> 줄기 -> 나무 -> 열매 -> 불꽃'과 같이 귀여운 아이콘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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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보니 오류 발견...! 전체 시간과 세부 시간용 버튼을 두번씩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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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느낌을 위해 초록 컬러를 선정하는 도중에 어떤 초록이 좋을지 한없이 매몰되고 있었다가 헤어나오기를 반복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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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주변 지인들에게 화면의 의도와 복잡성을 물어보고, 오류를 고쳐나가고,

소셜 기능에서는 실시간 공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여 경쟁과 동기 부여를 할지,

주간 공부 시간 랭킹을 제공하여 순위를 표시할지,

두 그룹으로 랜덤으로 갈리며, 지난 주 통계로 스터디 리더가 선정되어 팀전으로 진행시킬지,

다양한 방법을 UI 로 표현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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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전보다는 개별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압도적이었고 이에 시안들을 모두 바꾸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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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자별로 공부한 시간을 측정하는 것도,

'과목마다 얼마나 했는지 체크하는게 중요한데 , 몇일에 얼마나 한게 왜 중요한가'라는

피드백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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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상단의 휠바에도 날짜 대신 과목을 넣으면서 개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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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용성과, 디자인 심미성에 대한 투표를 다시 한번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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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출을 마친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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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ㅎㅎ 긴여정의 결과


나는 아직도 문제 정의를 좁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번 과제를 통해 (탈락의 고배 추가) 깨달은 점은 두가지 였습니다.


1. 문제는 항상 좁혀야 한다
“앱을 꾸준히 쓰지 않게 된다”는 추상적인 문제를 끝까지 좁히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기능 나열에 매몰됐을 겁니다. 결국 “성취감, 보상, 사회적 동기” 세 가지에 집중하면서 비로소 방향이 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리서치가 길어지면서 결국 또 먼 길을 돌았던 것 같아요.


2, 기능보다 사용자의 감정이 먼저다
열품타나 올클을 분석할 때 처음엔 기능 나열에만 집중했는데, 실제로 중요한 건‘사용자가 느끼는 좌절, 동기, 성취감’이었습니다. 기능은 단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리뷰를 어떻게 하면 더 깊게 파고 들어 디자인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리서치의 양은 많았지만, 정작 인사이트를 빠르게 정리하지 못한 점

사용자 감정보다 데이터와 기능 분석에만 치중한 점


앞으로는 이런 다짐을 하려 합니다.

문제 정의에 더 집착할 것. 한 줄로 명확히 정리될 때까지 고민하기

사용자의 감정 흐름을 중심에 두기. 기능은 감정을 돕는 도구로 생각하기

솔루션보다 과정에 집중하기.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과정을 설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기


토스 과제는 결국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겐 오히려 값진 학습이 되었습니다.
‘시스템적 사고를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렇게 하나씩 부족함을 자각하고 보완하는 길 자체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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