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크리스마스이고 매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티브이에서 전해주는 뉴스 같은 존재가 되었다.
작년까지는 가족 모임에서 와인을 한잔씩 하며 파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까지 이렇다 한 계획도 초대받은 곳도 없다.
아들은 여자친구와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이다.
올해 우리 부부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관심이 없어 크리스마스 이야긴 한마디도 없다.
무뎌지는 감성 탓인지 크리스마스는 여느 날과 다를 게 없는 그날 같은 그날이다.
가까이 사는 여동생네 크리스마스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여동생에게는 딸이 둘이다.
그들의 크리스마스는 마니또가 되어 서로의 마니또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곤 준비한 선물들을 서로 내게 보여주며 비밀을 강요한다.
그러면서 마니또를 유추해 내며 선물을 무얼 준비하였냐고 서로를 떠본다.
현관 앞에 택배상자가 쌓여있고 서로서로 자신의 택배상자를 숨긴다.
곁에서 지켜보는 내가 잴 재미있다.
나는 서로의 마니또를 알기 때문이다.
조카는 마니또야 나는 머플러가 필요해~라고 외치지만 조카의 마니또는 내게 머리핀을 준비했다고 박스를 열어서 까만색 리본 머리핀을 보여주었기에 그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귓가에 맴돌 뿐 이미 선물을 준비한 조카의 마니또는 못 들은 채 하고 있다.
머플러가 필요하다는 조카는 자기 방으로 조용히 불러 자신의 마니또에게 모자를 샀다며 선물 박스를 열어 내게 보여준다. "이모, 마니또 모자 샀는데 어때 이쁘지?"
파아란 줄무늬가 들어간 보송보송한 비니는 파란색을 좋아하는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동생이 어린 딸들에게 무얼 사던 같은 걸 핑크색과 파란색 두 가지를 사주면 조카는 언니인 저는 무조건 핑크색을 고르고 동생에게 파란색을 강요하였는데 대학생인 지금도 파란색 선물을 준비했다.
동생네 크리스마스는 흥미로운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
아마도 누가 자신의 마니또인지 또 마니또의 선물이 어떠한 것인지 기대하며 그들의 크리스마스는 어릴 적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길 기대하며 양말을 벽에 걸어놓고 오지않는 잠에 들며 크리스마스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던 아이처럼 설레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이지만 예수가 탄생하던 고요한 밤처럼 너무도 고요한 우리 부부를 위해 와인이라도 한 병 사다가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준비해 두어야겠다.
아직 크리스마스 스케줄은 없지만 남편을 초대해야겠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선물은 아마도 필요 없을 것 같으니 참석만 하시면 된다고 참석에 의미를 둔다고 크리스마스 파티 초대장을 톡으로 보내야겠다.
크리스마스 이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