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부터 나기 시작한 땀은 식은땀도 아닌 것이 갑작스러운 열과 함께 머리카락이 흠뻑 젖을 정도이다.
오늘 밤도 잠자기는 힘들겠군..
출근을 하고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잠잠했던 가슴이 또 쿵쿵거린다.
'안 되겠어! 병원을 가봐야겠다' 싶어 예약을 바로 하고 병원을 갔다.
접수를 하고 대기 중 내 차례가 되었는지 접수를 도와주시는 분이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묻는다.
나는 요즘 들어 단어가 일상 용어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도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생각나는 대로 "심장이 벌렁거려요"라고 대답했다.
메모지에 문답 내용을 적어 내과과장님에게 메모를 건네준다.
흘깃 메모를 훔쳐보던 난 메모 내용을 보고 빵 터졌다. ‘심장이 벌렁’ 다섯 글자.
그분도 참 사실적인 사람인가 보다 군더더기 없이 내가 말한 내용 그대로의 전달이다.
더 좋은 표현이 있을 건데 하필 그때 생각난 단어가 교양 없게 ‘벌렁’인지 모를 일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또는 쿵쿵거린다는지 좋게 표현되는 단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심전도 검사를 한 후 심부전증 일수도 있으니 큰 병원 가서 검사하라고 한다.
아들과 대학 병원에 가서 심부전 검사를 위해 장치를 주렁주렁 달고서 근무를 하고 잠을 자고 일상생활 후 하루가 지나고 결과를 보기 위해 다시 대학병원을 갔다. 심장초음파, 심전도 검사, 심부전 증 검사를 마친 결과 심장은 정상이었다. 심장 두근거림이 심부전증으로 의심되어 검사한 결과는 갱년기!
더불어 고혈압이라는 진단과 약을 복용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를 받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오십도 안 된 나이에 혈압약 복용이라니.
혈압약은 먹기 시작하면 평생을 복용해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아직은 먹고 싶지 않다고 하니 "안 드시면 중풍 옵니다"뇌졸중도 아니고 중풍이란다. 잔뜩 겁을 먹고 바로 처방받아 혈압약을 받아왔다.
갱년기진단과 고혈압 진단에 반 강제 적인 혈압약 복용 트리플 충격이었다.
그렇게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갱년기의 서막이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무방비상태로 나의 갱년기는 시작되었고 불치병 같은 갱년기는 지금도 현재진행 중인... i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