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델리에서 사는 거아니에요?
이번에 또 델리를 다녀왔다.
이번에 전시를 준비 중인 남편의 작업을 위해서였다.
남편은 회화를 전공했지만 졸업 후 딱히 장르에 제한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요즘 예술 트렌드가 그렇기도 하지만 워낙 사람이 많고 다양한 문화가 있는 인도여서 그런지 장르가 섞이는 것에 거부감이 덜 한 것 같다.
이번에 델리를 가기 위해서 COVID-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저번 달 우리가 살고 있는 펀잡 지역에서 확진자가 많이 생겨 델리에 진입하려면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델리에 가는 날 전에 음성 확인서 확인을 하는 것이 끝이 나지만,
혹시 모르니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남편 직장에 COVID 테스트 및 백신 센터가 생겼는데, 원래는 그곳에서 테스트를 받으려고 했다.
음성 확인서는 72시간 안에 발급한 것을 가져와야 했는데, 바로 전날 펀잡 주에서 이동수단 금지 시위가 있어서 사립 병원을 가기로 했다.
(시위가 있었지만 병원에 가야 하기에 시위대분들이 이동하게 해 주었다.)
접수증을 받고 의아했던 것이 있었는데,
인도의 접수증에는 개인 정보(이름, 나이, 전화번호)가 있고 보호자와의 관계가 적혀 있다.
남편은 S/O~(~의 아들)로 시아버님의 이름이,
나는 W/O~(~의 아내)로 남편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다음으로 넘기기로 한다.)
COVID 테스트를 받는 곳은 병원의 밖에 있었는데,
사진처럼 장갑을 유리창에 붙였지만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마스크를 끼시고 직접 코를 쑤시셨다.
빠른 검사였기에 테스트 결과는 5분도 되지 않아서 나왔지만, 음성 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15-30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병원 안에 있는 매점에 들렸다.
이번에 들고 갈 짐은 많지는 않았지만 무겁고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이동하기 쉽게 여행용 백팩에 짐을 쌓겠지만 이번에는 캐리어를 쓰기로 했다.
델리로 떠나기 며칠 전 갑자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학부생일 때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가 삐끗했던 것이 관리를 못해 아파온 것 같다.
잘 앉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었는데, 다행히 델리로 가는 날에는 앉아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고 짐은 남편이 다 들어주었다.)
저번에는 오토와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인도에서 쓸 수 있는 'OLA'라는 어플을 이용해 이동을 했다.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인도를 여행했던 2018년에는 Uber를 더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OLA를 더 사용하는 것 같다.
아마 처음 찬디가르에 왔을 때 만나던 Uber 기사님과의 안 좋은 경험이 한몫할 것이다.
저번보다는 편하게 찬디가르 역으로 도착을 했다.
저번에 갔던 암발라 역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찬디가르 역에서 쿨리 바이야들을 볼 수 있었다.
쿨리 바이야들은 짐을 들어주는 바이야들인데,
보통 Rs.50-100 정도를 받아 간다고 한다.
그리고 기차역을 들어가는 입구에 짐 검사를 할 것 같이 생긴 건물이 새로 생겼다.
바로 짐을 소독하는 건물이었다.
우리도 큰 가방 2개 해서 Rs.20를 지출했다.
(작은 가방은 Rs.5, 큰 가방은 Rs.10)
기차역 안으로 들어서니 한 바이야가
"카나~ 카나!"를 외치고 있었다.
카나는 힌디어로 밥. 식사로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 우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이 갔다.
그곳에는 우리가 처음 찬디가르에 방문했을 때 들렸던 식당을 볼 수 있었다.
저번에 델리에 다녀왔을 때도 찬디가르 역을 방문했었지만, 그때는 바로 출구로 나갔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었다.
2018년 겨울 남편의 도움으로 찬디가르에서 열리는 행위예술제에 참여했었는데,
행사가 끝나고 다시 델리로 가기 위해 찬디가르 역에 왔었다.
이곳이 그때 들렸던 역 내 식당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촐레 챠월, 나는 그때와 같은 안다 브래드.
그때는 멋모르고 고추가 들어간 안다 브래드를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미리 빼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