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잡 농민시위
작년 말(8월)에 펀잡 지역에서 시작한 농민 시위가 시작됐다.
처음 Strike(동맹 파업)을 들었을 때 이렇게 오래 시위가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시위 현장에도 다녀오고 농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해보았는데,
혹자는 외국인인 네가 왜 위험한 시위 지역을 가느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인도,
특히 펀잡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
내가 있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아마 조부께서 농업에 종사했기에 더 와 닿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처음 시위대를 방문한 것은
2020년 12월 8일
찬디가르와 펀잡 주를 지나가는 Azizpur 톨게이트에서 있었던 "Bhart Bandh(인도 봉쇄 시위)_Chakka Jam(이동 수단 금지)" 시위였다.
Chakka Jam은 이동 수단을 막는 시위인데,
모든 이동 수단을 막지만 응급차라던지 급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막지 않고 보내주었다.
그냥 가려는 사람들에게 동참해주고 양해해달라고 설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평화로운 시위였다.
남편과 나는 시위대를 인터뷰해보기로 했다.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닌 농민들이 하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도움이 있기도 했지만
시위대 분들은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1. 누가 이번 시위에 참여했을까?
농민 시위이지만 이 시위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인터뷰를 한 사람 중에는 운송업 단체에서 오신 분도 있었고, 전직 공군으로 있으셨던 분도 있었다.
그분들이 이렇게 자기 일처럼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는
"농민들이 죽는다면 우리도 죽는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인도의 80%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퇴직 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하며 살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농업과 밀접한 삶을 살고 있다.
2. 이번 법안이 무엇이 문제일까?
º 충분한 회의 없이 법안 통과!
인도에도 여러 정당과 야당들이 있는데
이번 봉쇄 기간 동안 일부 사람들이 의회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안이 통과가 되었다.
º 이게 정말 농민들을 위해 생긴 법인가?
인터뷰를 하신 한 분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농부들을 새 옷을 원하지 않는데 왜 강제로 새 옷을 입히는 겁니까?"
이 말만 들어도 농부들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들린다.
또한 이 법안은 이번에 새롭게 올린 법안이 아닌 1994년 관세 무역협정 때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반대로 무산되었던 법이었다고 한다.
º 그래서 정확히 법안에서 농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사재기가 생길 것이다.
자루리 바스투(Jaruree Vastu)라는 필수 물품 법이 있는데,
필수 물품을 사재 할 수 있는 한계점을 두지 않는다. 즉, 사재기를 할 수 있게 되는 법이다.
1955년 제정된 법으로 물건을 사재 할 수 있는 한계점을 만들어 사재기를 방지했지만
이 법으로 사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길 시 해결할 수 있는 수단 부재
인도 농업에서는 여러 농민 연합들이 있고 도매시장을 관리하는 관리처가 있다.
원래는 펀잡의 농부들을 Kissan Arthia(펀잡 주의 농민 임금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팔았고,
오랜 시간 거래와 서로 잘 알다 보니 문제가 생겨도 완만하게 해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을 통해 거래를 하게 된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 행정관을 찾아가야 한다..
-이 부분에 나의 생각을 첨부하자면,
이번에 혼인신고를 위해 지방 행정관을 찾아갔는데 서류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지나갔었고
서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날 다시 왔었어야 했다.
또한 우리는 변호사를 선임해 빨린 끝낸 것이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농부들이 걱정하는 것은 기업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회피하는 경우를 생각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밭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해결을 위해 지방 행정관을 가게 된다면,
며칠 동안 일을 손에 놓아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는 것이다.
3. 주변 시민, 관공서 등의 분위기는?
나는 일단 펀잡에 살고 있기 때문에 펀잡 쪽 분위기만 설명해 드리려고 하는데,
초반 시위가 시작했을 때 시위를 지지하는 상점들이나 시장은 일제 문을 닫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당신 펀잡, 찬디가르는 통행금지 상태로 4인 이상 집회 금지 상태이기도 했지만
펀잡 정부에서는 시민의 안전과 재산권만 지켜준다면 시위대에 한해 집회 금지를 철회해 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를 보러 갔을 때도 경찰들은 시위대를 지켜만 봤을 뿐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4. 농민들은 언제까지 시위를 할까?
농부들은 법이 폐지되기 전까지 시위를 멈출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번에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델리 시위 지역에 집을 짓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 중에 인도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시위를 잘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 참다가 마지막 인권의 위험성이 생기면 나와서 시위를 한다며
내가 봐온 시위 내용만 봐도 무슬림의 시민권, 여성 성폭행 반대 시위 등 인권에 관한 시위들을 많이 볼 수 있었기에 이 말에 신빙성이 있었다.
오늘도 시위로 남편의 직장이 쉰다고 한다.
얼른 해결됐으면 좋겠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더욱 장기전으로 들어가는 것 갔다.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한 내용을 공유했을 때 누군가 이야기했다.
"그럼 정부의 입장은 어떤 건가요?"
이때 내가 너무 농민들 위주로만 포스팅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주변 인도인 친구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정부의 입장은 '경제적 발전을 줄 것이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