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밍구 일기

밍구 일기 #8

오랜만에 밍구

by Shubhi


20210530_191358.jpg 삐진 밍구


밍구가 삐졌다...

이날은 남편이 일을 하고 있었고 원래 산책을 하는 시간이 아니었는데

밍구가 나가고 싶다고 낑낑거리는 통에 혼자서 밍구를 산책 시키기로 했다.

집을 나서자마자 밖에서 만난 건 밍구의 남자 친구였는데

저번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가까이 오기는 했지만 아직도 바로 옆까지는 오지 않는 밍구의 남자친구였다.

밍구는 만나고 싶어서 가까이 가지만 나 때문인지 점점 멀어지는 밍구의 남자친구...

리드 줄을 풀어줘야 하나 했지만 꼭 멈춰도 도로 중간 아파트 단지 밖에서만 멈추는 밍구...

결국 리드 줄을 한 번도 풀어주지 못한 채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남자친구를 못 만나게 해서 삐진 건지 밍구는 10분 넘게 바닥에 주저앉아서 무언 시위를 했다.






다람쥐 찾는 밍구


그런 밍구를 움직인 것은 바로 '다람쥐'였다.

밍구가 흥분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에 다람쥐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들려오는 찍찍 소리에 벌떡 일어나더니

평소에는 나를 신경 써서 맞춰서 걷는 것도 잊은 채 나를 끌고 가며 다람쥐 몰이를 시작했다.

다람쥐는 무사히 차 밑으로 도망을 갔고 밍구는 어떻게든 잡고 싶어서 차 밑을 기웃거렸다.

어떻게든 다람쥐를 잡아보겠다고 입과 손을 쓰는 밍구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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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 산책 중이던 밍구는 길거리에 어떤 분이 놓아둔 우유에 꽂혔다...

남의 우유 먹고 신난 밍구.

가자고 해도 가질 않는다.

접시에 코를 박고 먹는 밍구를 보며 우유가 강아지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안 주려고 했는데

워낙 어렸을 때부터 먹어 왔고(슈퍼 사장님 댁에서 달걀과 우유를 먹고 자랐다고 한다)

좋아하니 자주는 아니어도 한 번씩 주기로 했다.



20210531_085438.jpg 더 안 갈라요~


이날도 도로 중간에 앉아버린 밍구...

산책을 싫어하는 건지 아니면 산책이 힘들어서 쉬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제발 갓길에서 멈춰주겠니?

이곳은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갓길로 옮기기 위해 어르고 달래다 안돼서 질질 끌게 되었다...

그 와중에 안 가겠다고 반대쪽으로 힘껏 당기는 밍구...


아빠가 좋아!


밍구를 갓길로 모셔오고 쉬고 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오는 길에 린스 좀 사다 줘"

...

"밍구 또 멈췄어... 네가 다녀와. 나온 김에 밍구 좀 데리고 가"

그렇게 남편은 린스를 사고 우리가 있는 곳에 왔는데

아빠가 좋다고 그렇게 어르고 달래도 안 가던 밍구는 단숨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고 한다.



차 구경하는 밍구


이날은 내가 백신 접종을 한 당일.

이날도 밍구의 산책을 거를 수 없어(그리고 그때는 몸 상태가 괜찮아서) 밍구를 데리고 짧게 산책을 다녀왔었다.

원래 같으면 아파트 단지를 나와 바로 영역 표시를 했겠지만

이날따라 길 중간에 앉아 지나가는 차를 구경하는 밍구였다.



저거 저거 주세요~!


오늘은 베란다에 가니 밍구가 한참을 한곳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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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

닭발은 밍구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데

원래는 삶기만 하고 바로 줬는데 말려서 주는 게 더 좋다고 해서 말려보기로 했다.

건조기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없어서 베란다에 널어두었더니 냄새를 맡은 건지 중간중간 닭발을 쳐다보고,

첫째 날에는 먹기 위해 계속 뛰던 것을 남편이 말렸다고 한다.

그 뒤로는 계속 쳐다보면서 입맛을 달래는 게 자린고비가 생각난다.





조금만 기다려 밍구야

엄마가 맛난 간식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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