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가온 방문하기
대사관을 방문하고 우리는 다음날 있을 친구 아들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갔다.
라즈파트 나갈(Lajpat Nagar) 마켓에 들려 화방을 들렸다.
이곳은 남편이 델리에 살 때 자주 방문했던 화방이다.
찬디가르에 있는 화방은 작은 화방이었는데(그래서 구하지 못한 재료들도 있었다.)
큰 화방을 보니 남편의 눈이 번쩍 띄었다.
친구의 아들은 우리가 같이 작업하는 친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물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는 생일날마다 그림 그릴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선물해주고 있다.
작년에는 스케치북과 파스텔을 사주었기에 이번에는 붓과 포스터물감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선물은 다음 날(생일 당일) 주었지만,
선물을 받자마자 그림을 그리 겠다면 종이를 달라고 하는 아이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
라즈파트 나갈 마켓에는 여러 침구들과 옷 등 여러 물건을 살 수 있는 큰 시장인데,
전에 공연을 위해 장갑을 사러 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는 것이 힘들었는데
코로나 이후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보다는 많지 않았다.
라즈파트 나갈 마켓에서 구르가온으로
넘어가기 위해 지상철 역으로 가는데,
이번 조류 독감에 관련 한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이번은 조류 독감이었지만 저번에는 돼지열병이었어서 인도는 돌아가면서 동물들이 전염병을 맞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전광판을 보고 느낀 것은 너무 직설적이다는 느낌이았다.
위험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해하겠지만 위험성보다는 공포감과 혐오감만을 느꼈던 사진이었다.
지상철을 타고 구르가온으로 가는데,
오랜만에 나온 바깥나들이이기도 하고 마스크를 쓰고 이동을 해서 그런지 힘들었다.
중간에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물을 사고 Yellow Line을 타고 Sikanderpur 역으로 출발을 했다.
구르가온에는 한국 식료품을 사러 가기도 했지만,
막 락다운이 풀렸을 때 한국 식료품을 전달해주신 감사한 분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델리에도 INA 마켓에서 한국 식료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것만 판매하고 있지
좀 더 다양한 것을 사기 위해서는 구르가온으로 가야 한다.
지금 내가 있는 찬디가르는 한국 식료품점은 없고 라면 정도만 구할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델리에 올 때마다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고는 한다.
식료품을 사러 가기 전 밥을 먹기 위해 MGA(Megacity) Mall에 가기로 했다.
추천을 받아 소문만 듣던 '엄지'를 다녀왔다.
중식당인 줄 알았는데 엄지네 밥상이라고 한식도 같이 하는 식당이었다.
인도에 쇼핑몰에 들어가기 위해선 짐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인도는 테러의 위험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쇼핑몰은 물론 지하절이나 기차를 타러 가도 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요즘은 코로나로 발열 체크와 손 소독제를 뿌려야 들어갈 수 있었다.
델리에서 구르가온으로 이동을 하면서 날이 너무 덥다고 느꼈다.
델리보다 북쪽에 있는 찬디가르의 낮 기온과 델리의 낮 기온은 전혀 딴판이었다.
마침 델리가 추위가 가시고 날이 따뜻해지고 있었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겉에 재킷도 입고 안에 내복도 입으며 방한에 힘을 썼다.
그렇게 방한에 힘써 왔더니 델리의 따스한 날씨에는 땀이 나왔다.
쇼핑몰에 들어오자마자 우리는 화장실로 가 내복을 벗었다고 한다.
(내가 델리를 갈 때 가지고 간 옷은 심지어 겨울에 입으려고 구매한 울 쿠르타였다.)
엄지는 메가시티몰의 2충(영국식)에 있었는데 메뉴가 너무 많아서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평소 같으면 다른 것을 먹었겠지만 이번에는 짬뽕을 먹기로 했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도 짬뽕을 자주 먹었는데,
특히 학부생일 때 과 건물 뒤에 중식당이 있어서 평소에는 물론 날을 새는 날이면 동기들과 십시일반 해서 세트메뉴를 시켜 나눠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세트메뉴를 시키지 않아도 탕짬을 시켜 탕수육을 꼭 먹었다.
그러다 보니 꼭 짬뽕을 먹을 때면 탕수육을 먹는 나만의 룰이 생겼다.
바삭바삭 새콤 달콤한 탕수육에 칼칼한 짬뽕 국물 한 스푼!
이 조합을 이길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밥을 먹고 우리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
사우스 포인트 몰(South Point Mall)을 갔다.
사우스 포인트 몰에는 한국 식료품을 살 수 있는 곳이 총 3군데가 있는데,
같이 간 분의 도움으로 3곳을 다 방문해 보았다.
2곳은 한국 식료품을 주로 하는 곳이었고,
1곳은 중국, 일본 식료품을 주로 파는 곳이었다.
앞선 2곳은 이전에도 방문해 보았던 곳이지만 마지막 곳은 방문한 적이 없는 새로운 곳이었다.
사우스 포인트 몰에서 고추장, 된장, 간장 같은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떡과 어묵도 사고,
이번에는 참기름을 중국 참기름을 사보았다.
필요한 것만 산거라고 생각했는데(인스턴트는 하나도 사지 못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대량까지는 아니지만 크게 사다 보니
올 때와는 다르게 양손 가득 한 짐이 되었다.
바리바리 짐을 가지고 오늘 묵을 친구 집으로 출발했다.
친구 집에 도착해서
호가든과 함께 근황과 요즘 하고 있는 작업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먹는 호가든은 정말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