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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댁 Jan 01. 2023

09. 다짐? 또?

새해의 할 일 : 다짐하기

으악!!

넋 놓고 살다 보니 매주 쓰기로 한 브런치 연재를 한 주 스킵해 버렸다. 심지어는 안 썼다는 사실 자체를 지금에서야 알았다. 오.. 이건 좀 많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러다 보니 새해가 밝았다. 어제는 2022년이었는데 오늘은 2023년이다. 새해가 밝았으니 매년마다 하는 뻘짓을 올해도 반복하고 있다. 거창한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실속이 없는 뻘짓.


다짐하기.



매년 그래왔듯 빈 종이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써 내려간다. 블로그 1일 1포하기.. 스쾃 100개씩 하기.. 책 읽기.. 이 놈의 책 읽기는 다짐 단골메뉴다 아주. 언뜻 쉬워 보이는 다짐인데 이상하게도 달성한 적 별로 없는 요망한 다짐이다.


블로그 1일1포는 작년에도 도전했던 다짐인데 가열차게 실패했다. 1일1포는 무슨. 1달1포도 못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뭘. 그랬는데 올해 또 다짐리스트에 포함했다. "내 올해는 반드시..!"라고 하면서 말이다. 퇴근 이후 일정이 워낙 불규칙적이라 아예 주말에 몰아서 쓰자는 계획까지 세웠다. 오늘은 일요일. 그럼 내일부터 금요일까지의 5개 글이 이미 예약발행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기준 2개가 대기 중이다. 3개 남았다. 쓰긴 쓰겠지.?


노트북 책상 바로 옆에 스쾃 머신이 보인다. 무겁긴 오지게 무거운 녀석이다. Sean Lee Squat라고 쓰여있네. 아무튼 이 녀석 도움을 받아 스쾃도 100개씩 매일 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시작인데 아직 안 했다. 하긴 하겠지.?



아무튼 그렇다. 매년 반복되는 패턴인데 불구하고 올해도 다짐을 하고 있다. 허나 올해는 유독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40살 먹기 전에 은퇴하려면 진짜로 시간이 많지 않다. 만 나이를 쓰기로 하면서 1년 정도 벌어두긴 했지만 그래도 남은 기간이 얼마 없다. 이런 상태로 하루를 흘려보내면 비루한 급여소득자가 되거나 희망퇴직 후 치킨집이나 해볼까 하는, 뭣도 아닌 존재가 될 것이 자명하다.


2.

건강해져야만 한다. 2022년의 나는 허리디스크가 터져서 넓게 퍼진 MRI 사진을 봤다. 수술 없이 정상생활 하고 있는 게 용할 정도다. 운동도 안 하는 놈이 어깨를 다쳐서 체외충격파도 10번 가까이 받았다. 그러고도 아직 통증이 약간 남아있는 상태다. 재작년 말에 다친 발목인대는 다 나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내가 유일하게 건강한 포인트는 아직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러니 건강해져야만 한다. 생각해보니 혈압도 높게 나왔네. 나이가 들수록 챙겨야 할 구석이 많아진다.


3.

한심해지기 싫다. 퇴근길마다 맴도는 생각들. 왜 이렇게 한심하지? 도대체 여태껏 뭘 한 거지? 왜 자꾸 힘들기만 하지? 하는 생각들은 그만하고 싶다.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움직이면 된다. 귀찮아하지 말고 블로그에 글 하나 더 쓰고, 그것조차 귀찮다면 내일 쓰기로 하고 글감이라도 찾던가 하면 된다. 구글이나 메타한테는 미안하지만, 누워서 유튜브나 인스타 안 보고 움직이면 된다. 알면서 안 해놓고는 한심하다고 자책하는 건 이기적인 거다. 그만 한심해지려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다짐? 또 해? 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조차 안 하면 어제보다 못한 오늘과 내일을 살 듯하여 기록한다. 이제 아직 못 쓴 블로그 글도 쓰고, 옆에 무겁게 놓인 스쾃 머신에도 올라가야지. 한 해를 마무리했을 때, 야심차게 장만한 체크리스트 플래너에 O 가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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