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중1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어요.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by 남세스

집돌이 아들이 변했다.

170도쯤 변했다.

집에만 붙어 있던 녀석은 갑자기 친구들을 사귀고

나가 놀기 바쁘다.

기존에는 친했던 순둥순둥 한 친구과는

어쩌다 가끔 만나거나

엄마인 내가 약속을 잡아줘야만 만남을 가졌으나


지금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나갈 궁리만 한다.


친구들도

공부 잘하고 조용한 아이들에서

운동은 잘하지만 공부 안 하는 친구들로 바뀐듯하다.

근데, 헉! 이 친구들 모두 여자 친구가 겼다.


슬픈 건지

기쁜 건지

모르겠지만

울 아들에게도 여자 친구가 있다.


첨엔 학교 친한 엄마에게

울 아들 여자 친구가 생겼단 얘길 들었을 때,

신랑에게 호들갑을 떨며

어쩌냐.

큰일이다.

이를 어쩌냐.

준비되지 않은 문제를 맞닥뜨린 느으로

안절부절

갈 곳을 잃었다.


며칠 지나

손잡고 다닌다는... 흐억

같은 학원 셔틀버스 옆자리에 앉아간다는 목격담을 듣고 나니

멘붕 멘붕 멘붕이다,

당장, 성교육을 시켜야 하나 검색질에 여념이 없다.


나도 울 아들 여자 친구는 첨이라..


그 주 토요일 바로

신랑 친구인 랑랑이 언니를 만나러 갔다.

우리 부부가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생길 때마다 코칭을 해주는 멋진 언니이다.


남세스 씨

우선,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렇게 얘기해보자.

놀란 기분 알겠는데

잘 해결할 수 있어.


가족들과 칼국수 한 그릇 하고 남편과 둘째가 편의점에 간 사이 투썸에 앉아, 디저트를 시키고 나는 기회를 노린다.

쿨한 엄마처럼.. 하자.

언니가 코칭해준 대로만 하자.


아들아! 내가 너의 여자 친구가 생겼단 소리를 OO엄마에게 들었.

우선, 축하해,

엄마도 너무나 기뻐.

여자 친구가 생기고 네가 즐거운 건 너무 기쁜 일야.

엄마가 네가 얘기하기 전에 먼저 알아버렸으니

모른 척할 수가 없네..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 규칙을 정해서

네가 누굴 만나러 가는지 알려주고

여자 친구이던 네 친구들이던 상관없어

누군지 얘기해주고

식사는 집에서 꼭 하자.

주말에는 저녁 6시 전에 들어와

주중에는 저녁 8시 전에 들어오고


역시나 볼멘소리다.

아들 : 학원 끝나는 시간이 8시야.


나 : 그럼 그날은 못 노는 거지.

대신 학원 가기 전에 놀면 되잖아.


아들 : 학원 가기 전엔 숙제해야 해.


나 : 그럼 놀기 위해선 숙제를 미리 해.


그랬더니 가족 식사하러 가거나 미용실 등을 갈 때 문제집을 들고 간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헤어컷 순서가 오기 전에

쉬는 타임에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놀겠다는 의지가 팍팍 느껴진다.


친구들과 편의점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맛난 것을 사 먹고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가고

찜질방을 가고

롯데월드에 가고

강남역 가서 마라탕을 먹고 오고

PC방을 가고

영화를 보러 가고


이젠 행동반경이 넓어져버렸다.


아빠는 중1이 되자마자 용돈을 쓰라고 카드를 만들어주었다.

호홋 다행스럽게 고것이(카드) 울 아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려준다.

ㅋㅋ

넌, 추적되고 있다.


내향적인 아이에서

살짝 외향적인 아이로 변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잘 모르겠다.

울 아들이 잘 해낼지.


스펙트럼이 넓어지며

본인의 한계를 계속 시험하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난 언제나 널 응원한다.

아들아!



(첨) 여자 친구 이름을 알자마자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뒤적거렸다.

헉, 이 녀석이구나. 흐흐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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