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먹방러 초딩 둘째, 그만 먹자. 아들아!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by 남세스

지금 3학년인 둘째는

실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줄만 알았다.

삐적 말라서

먹는 것에 흥미가 없었다.

모든 음식을 맛이 없어했,

입이 짧았다.

먹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키가 안 크면 어쩌지.

영양소가 부족하면 어쩌지.


지금은?

고기 위주 식단으로 폭식을 한다.

콜라 1.25리터는 하루도 안되어 순식간에 사라진다.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흡사

유투브 먹방 채널을 는듯하다.

많이 & 맛있게도 먹는다.

후루룩 쩝쩝

먹는 소리도 맛있다.

키가 작고 통통한 아이가 되었다.

128cm, 36kg이다.

배둘레가 엄청니다.

(아들에게 배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얼마나 귀한 배인데, 안된다고 한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배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다 보니

아이의 식습관은 완전히 망가졌다.

나와 같이 아침을 안 먹는 습관이 들여졌고

아침엔 일어나 학교 가기 바쁘다.

학교 가기 전에 오늘의 급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많이 먹을지 적게 먹을지를 고민한다.


엄마인 내가 덜 보살피는 티가 난다.


첫째는

친정 엄마가 키워주셔 어렸을 때부터 아침 먹는 습관을 들여

골고루 이것저것 잘 먹고

스스로도 아침에 먹을 것이 없으면

빵, 요플레, 시리얼, 떡, 과일 등 골고루 잘 챙겨 먹는다.


점점,

벌크업이 되는 둘째의 몸을 볼 때면

걱정이 앞선다.

이미 소아비만일 것으로 판단된다.

밥을 먹을 때마다 잔소리를 한다.

"그만 먹어. 니 몸을 바.

아들, 그러다 몸이 더 커지겠어."


내가 좀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텐데.

탓인 것 같다.


어렵게 낸 3일의 휴가에

비만 상담을 받으러 가볼까?

(귀찮은데? 과연 상담이 효과는 있으려나?)


신나게 뛰어놀아주면

살이 좀 빠지지 않을까?

(내 몸뚱이도 보살피지 못하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헉헉대고 있는데. 저 아이의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


축구 말고 수영을 시켜볼까?

(수영은 싫다고 울고불고 싫다고 난리인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본다.

이 고민 저 고민을 해본다.


이제, 몸을 추스르고 내가 아닌

가족과 아이를

보살펴야 할 때이다.


더 늦어져서

후회하지 말자!


이번 휴가는 아이에게 집중해보자.


왼쪽, 둘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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