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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여행을 이렇게 많이 다닐 줄 몰랐다.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by
남세스
Aug 27. 2022
여행이 인생의 유일한 낙인 남편,
그에 못지않게 여행이 즐겁다고 느꼈던 나,
과거형이다.
나의 여행은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간 9개월간의 어학연수가 시작이었다.
그러던 중
20년대 초반에 회사를 입사했고
여행을 다니기로
다
짐했다.
어학연수에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세계는 넓지 않은가?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어학연수에서
움츠러들고 무서워만 했던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당당하고 즐겁게 여행을 다니자고 마음먹었다.
나의 여행은 03년 대학 친구와
필리핀 파타야
를
간것이다.
이때는 처음 하는 여행이라 자유여행에 대한 개념도 없었
기
에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그 후에는 절대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았다.
자유롭지 못했고,
추가 비용이 수시로 발생했으며,
재미가 없었다.
여행은 어떻게 할지 계획하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많은 설렘이 있는데,
패키지여행은 그렇지 못했다.
그리하여 자유여행이 시작되었다.
04년 일본 오사카, 유후인
(
친구와 함께)
05년 영국
(유학 중인
친구의 대학원 도미토리 이용, 친구가 침대를 내주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우리는 학생 할인을 받아 50% 가격으로 8일 머무는 동안 오페라의 유령 등 원 없이 뮤지컬을 보았다.)
06년 홍콩
(
여동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신랑과 함께 계획대로 여행을 가기 시작한 것은 07년이다.
신랑은 여행을 좋아한다.
삶을 사는 이유가 여행이라고까지 말한다.
물론,
젊었을 때는 나도 여행을 많이 좋아했다.
관광지에서 보고 즐기고 먹는 것을 좋아했다.
07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 때
신랑에게 자유를 주고
그 넓은 곳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그림을 즐겼으며
그야말로 힘이 넘치게 돌아다녔다.
노르망디에서는 카우치서핑(여행자들에게 침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빌려준다.)을
통해 자녀가 3명인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프랑스인의 집에서 2박 3일간 머물렀다.
5시간 동안 와인과 저녁을 먹었다.
영어도 잘 못하고 공감대도 없었는데 우리는 5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15년, 6살 첫째, 20개월 둘째를 데리고
뉴욕을 다녀온 적이 있다.
(육아휴직 기간이기도 했고
둘째가 좌석 점유를 하지 않아
비행기 비용이 어른의 10%였기에,
신랑이 가자는 말에 과감하게 오케이를 했다.)
하지만 떠나는 당일 British Airline이 결항이 되었고
다음날 비행기를 이용을 권유하였으나,
남편의 기지로 대한항공을 이용하여 갈 수 있었다.
연결된 3개의 좌석이 아닌
앞에 2개 좌석, 뒤에 1개 좌석을 주었기에
4명이 함께 누울 수도 없어
세상 세상 이보다 불편한 여행은 없었다.
게다가 시차가 적응이 되지 않아,
아이들은 오후 5시에 잠이 들었고 새벽 3시에 일어났다.
여행이 시작된 3일간의 저녁은 호텔과 가까운 맛집에서
포장해왔고 둘이 호텔방에서 뉴욕의 맛집을 먹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여행이 시작되었다.
4월이라 아직은 추웠음에도,
브루클린
브리지, 구게하임 미술관, 센트럴 파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첼시마켓, 아웃렛
할 것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다한 듯하다. ^^
그리고 도저히 이코노미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올 엄두가 나지 않아,
그동안 모아두었던 대한항공 마일리지 모두를 소진해 하루 앞당겨 비즈니스석을 타고 돌아왔다.
아직 걸어 다니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참으로 많은 곳을 다녔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신랑을 쫓아다니기만 한 여행이 궁금해져
우리가 어디를 갔었냐고 물어보니
"이미 정리를 해놓았다." 며
그림 파일 하나를 주었다.
신랑 위주
로 가본 여행지 목록이다.
노란색이 신랑과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지이고,
주황색은 그의 가족, 친구와 함께 가거나, 출장으로 간 여행지이다.
'07년 결혼 이후 함께 한 여행지(노란색)
아이가 태어나고 주로 동남아 위주였지만
꽤 많은 곳을 다닌 것 같다.
코로나-19의 시작과 함께
'21년부터 우리의 해외여행
은 멈췄다.
여행을 멈추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해
여행을 그만 가는 것은 어떻겠냐고
넌지시 물어보니 답변은..
"내가 술을 좋아해
?
"
"도박을 해?
"
"내 삶의 유일한 낙이 여행
인
데..
같
이 하자.
"
10년 전 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딱히 삶의 낙이 없다."
는
말이 그때도 지금도 내 마음을 움직인다.
"아니면 나 혼자라도 다녀올게"
그건 또 내가 싫었다.
그래서 그에게 맞춰주었던 것이다.
일정 부분 인정하고, 이해하고,
같이하고 있었다.
(물론 싫으면 안 했을 것이다. 좋아서 했다.)
며칠 전 친구가
"나는 아이들 다 크면 신랑이랑 둘이서만 여행을 다닐 거야."
그녀 스스로는 나름 꽤 좋은 계획이다 싶겠지만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OO아, 지금부터 다녀도 늦어. 지금부터 다니길 바래"
아이들은 중학생만 지나면 집에서 혼자 지내고
의식주 해결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같이 가고 싶다면 같이 가고
아니라고 하면 둘이 다녀와도 좋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직 아이들을 두고 간 적은 없다.)
꼭 해외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금도 힘든데 나이가 들면 더 힘들다.
대답을 해놓고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정작 나도 귀찮아하고 있다.
귀찮다.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내가 제일 젊고 힘이 있을 때 다니자.
한 번뿐인 인생!
침대에만 누워있는다고 없던 체력이 생기지 않는다.
결국은 노력하고 힘을 내야
여행도 갈 수 있다.
보고 느낄 것이 얼마나 많은가?
움직이자.
조만간 가기로 한 제주 여행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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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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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제 내가 하고싶은거 해도 되는거 아니야? 하고싶은걸 지금 찾기 시작했다. 나를 브랜딩하고 싶다. 김이 들어간 라면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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