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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세스 Sep 02. 2024

8. 가족스페인 여행 : 카탈루냐미술관, 혼자 다니기!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화요일(5일차)


몬주익성을 내려와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고 갔다.

카탈루냐미술관.

다리는 아프지만 무조건 모든 관을 다 가야겠단 생각으로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2개 즈음 돌아다녔을 때 남자 3명 포기 선언

그래 나머지 2개는 나 혼자 휘리릭 열심히 다녀오자.

특별관 포함 5개였는데,

특별관을 보지 못한 나는 나올  알아챘다.

신랑왈

"여기 특별관도 다녀왔지?"

"아니, 이런 게 있었네."

빨리 해치워야겠단 생각에 그만 놓쳤다.

이미  2번째 관에서 녹다운된 남자 3명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더 이상 안돼"를 외친다.

에잇. 다리도 아픈 김에 그냥 나가자.

나도 그들을 따라나선다.

내가 정한 방문해야 할 3대 박물관(미술관) 중 하나를 충실하게 봤으니 이제 그만 가주자. 


로마네스크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어마무시한 미술관이었다.

물론 로마네스크라고 해서 뭘 아는 것은 아니다.

서양 미술의 근원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본질적이고 귀중한 가르침을 준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그림이 좋을 뿐이다.


좋아하는 그림을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사랑스러운 색깔에 감정이입을 하고

스토리는 그냥 내가 만들며 본다.

오디오북을 빌릴까 말까 하다가 그냥 보자 싶었다.

들으면 작가의 의도도 파악되고 역사도 이해되고 지식도 충전되지만,

시간이 지체되니 아이들은 분명 가자고 떼를 쓸 거 뻔하니 휘리릭 모두 보고 느끼고 오는 게 나의 목표였다.

최대한 다 보고 오자.

그게 나의 목표였다.


4관이라 쉽지 않았다.

다리가 자꾸만 내 말을 듣지 않아 애를 먹었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다리에 나도 놀랐다.

초인적인 힘이다.


우리가 사진을 찍듯이

그 시대의 인물화가 많았다.


역사적인 상황도 매우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수군수군 이간질하는 것 같은 모습

가면무도회

전쟁의 참혹함

등등

역시나 그 시대를 남길만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장 무서워 오래 들여다본 그림이다.

투우장에 사람을 가두고 짐승처럼 쏴 죽이는 모습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총을 쏘는 사람들은 투박한 터치감으로 투우장안에 갇혀있는 사람들과는 매우 이질으로 느껴졌다.

표정 또한 없다.

그냥 그들은 할 일을 할 뿐!

쏴 죽일 뿐!


{에필로그}

카탈루냐박물관 방문 전 몬주익성에도 잠시 다녀왔다.

과거 군사 요새로 지어졌던 곳으로 무기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그늘 하나 없는 성이었다.

어찌나 따갑던지 햇빛에 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네모반듯하게 가운데 뚫려있고 성곽으로 채워진 곳이다.

하늘만큼정말 이쁘다.



케이블카를 타고오며 내려다 본 바르셀로나 항구(구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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