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증명은 부재

by 익명의 에세이

살아가면서, 잃어보고 나서야 내 마음 깊숙이 존재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기억 속에 선명한 풍경은 언제나 더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고,

마음 한켠에 오래 머무는 목소리는 이제 닿을 수 없는 누군가의 음성이다.


사진 속 그날의 웃음은 이미 사라졌기에 유독 더 아름답고,

어느 순간 떠나보낸 편지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기에 자꾸만 되새겨지고,

그리움은 손닿을 수 없는 것을 향할 때 한없이 간절해진다.


사람도, 감정도, 순간도.

다시 올 수 없다는 절실함 앞에서 우리는 그것들을

추억이라는 포장지로 감싸 마음 한켠에 두려 한다.


그것은, 여기 남지 않았기에

그리움이나 안타까움, 애처로움이라는 형태로 비로소 증명하는 것이다.

너에게 이만큼이나 소중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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