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자전거

등 뒤의 지평선

by 무명초

처음엔 등 뒤에 매달린

당신의 거친 숨소리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흔들리는 내 불신을

당신의 두 손이 꽉 붙들고 있었으니까요


"놓지 마, 절대 놓으면 안 돼"

겁 많은 내 외침이 바람에 흩어질 때

당신은 대답 대신

조금 더 세게 뒷덜미를 밀어주었습니다


어느 순간, 등 뒤가 고요해졌습니다

무거웠던 바퀴가 거짓말처럼 가벼워지고

비틀대던 풍경이 똑바로 정렬하기 시작할 때

나는 비로소 알았습니다


당신이 손을 놓은 것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내 달리기 속에 당신의 힘을

전부 쏟아부어 주었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손이

여전히 내 등을 밀어주고 있다는 믿음 하나로

나는 이제 멈추지 않고

당신이 열어준 지평선을 향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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