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혼자 타는 바이킹
텅 빈 놀이공원엔 바람만 돌고
구경만 하는 자식들이 안쓰러워
아버지는 낡은 바이킹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빠, 남자들끼리 무슨 바이킹이야."
무심하게 툭 던진 우리의 거절은
아버지를 혼자 높은 허공으로 밀어 올렸습니다.
바이킹 형님의 짓궂은 방송이
적막한 공원을 채울 때도 우리는 몰랐습니다.
안전바를 꽉 잡고 아랫배가 싸해질 때마다
한껏 몸을 웅크리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사실은 얼마나 외로운 섬이었는지.
밑에서 바라보며 깔깔대던 우리의 웃음소리가
높이 올라간 아버지의 귓가에 닿기는 했을까요.
아버지는 그 싸한 기분을 이겨내며
내려다보는 우리를 향해 애써 웃어 보였습니다.
한 번 더 태워주겠다던 바이킹 형님의 인심은
그때는 그저 공짜라 즐거운 이벤트인 줄 알았는데,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허공에 홀로 뜬 사내의 등이 얼마나 쓸쓸해 보였으면
차마 내려보내지 못하고 한 번 더 높이 올렸을지를.
그때 같이 탔어야 했습니다.
내려앉는 심장을 같이 부여잡고
"아빠, 나 무서워." 하며 팔이라도 꽉 붙잡았어야 했습니다.
지금 내 아랫배가 이토록 싸한 것은
그날 아버지의 외로움을 이제야 배송받았기 때문입니다.
웅크린 채 허공을 견디던 그 뒷모습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눈물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