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의 색깔: 사랑이 붉은 이유

부채질을 해도 식지 않는, 혈관 속 온도의 기록

by 무명초

사랑이 왜 빨갛냐고 물었지.

사실 사랑은 투명한 것인데, 네가 누군가를 담는 순간 그 투명한 잔 위로 붉은 피가 훅, 하고 끼쳐서 그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건 그저 가벼운 예고편일 뿐, 진짜 본편은 네 가슴 가장 깊은 곳 '엔진룸'에서 이미 뜨겁게 터지고 있거든.


사랑의 증상들은 이토록 선명해.

수줍음이라는 이름의 가벼운 화상인 '볼의 발적', 세상의 공기보다 그 사람의 향기가 더 절실해지는 '숨의 중단', 그리고 얌전하던 삶의 리듬을 잊은 채 제멋대로 북을 치는 **'심장의 반란'**까지.


그런데 왜 유독 너만 이렇게 아픈 걸까.

원래 뛰는 건 심장이지만, 정작 가쁜 숨을 내쉬는 건 영혼이라서 그래. 심장이 이토록 미친 듯이 박동하는 건, 네 몸 안에 가득 찬 그 사람을 어떻게든 밖으로 밀어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


그러니 이 통증을 두려워하지 마.

이건 병이 아니라 네가 뜨겁게 살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진단서니까. 사랑은 원래 가장 건강한 상태에서 앓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통증인 법이야.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식지 않는 열기.

그건 이미 네 혈관이 그 사람의 온도를 기억해 버렸기 때문이야. 피부가 아닌 엔진룸에서 시작된 이 불꽃은 내 평온했던 투명함 속에 타인의 붉은 생애가 섞여 드는 경이로운 사건이지.


오늘 밤, 그 다정한 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당신의 심장이 아픈 이유는, 그만큼의 생명력을 누군가에게 기꺼이 수혈해주고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입니다.




P.S. 열이 내리지 않는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그 뜨거움이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만들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