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수식대로 흐르지 않는다

#VALUE! 에러가 뜰 때 우리가 해야 할 일

by 무명초

축구에 나로호 슛이 있다면, 사무실에는 **엑셀(Excel)**이 있다. 우리는 복잡한 함수를 걸고 정교한 표를 만들며, 내일의 성과와 미래의 수익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IF 와 SUM 만 잘 조합하면 인생이라는 결괏값도 깔끔하게 떨어질 것만 같다.


하지만 현실은 가차 없다. 열심히 짜놓은 수식에 예상치 못한 '변수' 하나만 끼어들어도 화면 가득 #VALUE! 혹은 **#REF!**라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기획안은 완벽했지만 시장은 응답하지 않고, 전략은 치밀했지만 운은 따라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에러 메시지를 보면 당황하며 마우스를 휘두른다. 하지만 고수들은 안다. 수식 자체가 틀린 게 아니라, 세상이 내가 입력한 값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인생이라는 거대한 시트 위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셀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우선순위는 '결과'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에러가 났을 때 다시 기본 셀로 돌아가 수식을 점검하는 태도에 있다. 결괏값이 우주로 날아가는 나로호 슛이 되었다면, 그건 데이터가 아니라 내 욕심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단단한 기본기는 엑셀의 절대 참조($)와 같다. 주변의 변수가 아무리 요동쳐도 내가 지켜야 할 기준점만은 고정해 두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복잡한 함수 속에서 자폭하지 않고 완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내가 수식을 점검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나는 건 아니다. 내 드립이 나로호처럼 궤도를 이탈해 날아갈 때, 정작 아픈 건 내가 아니라 그걸 지켜보는 당신들이다. 나는 그저 공을 찼을 뿐이고, 날아오는 공에 맞는 건 경기장(내 글)에 들어와 있는 당신들의 몫이니까.


미안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찰 예정이다. 운 좋게 골대에 꽂히면 당신들은 환호할 것이고, 운 나쁘게 당신들 이마에 꽂히면... 뭐, 그것도 직관의 묘미 아니겠는가.


그러니 여전히 장담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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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드립에 맞은 사람이 당신이 아니라는 보장 따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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