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오프라인'은 노드 연결이 차단된 세이프 존이다. 전송 신호는 막혀있지만, 칩 내부에 상주하는 '로컬 채굴봇'은 멈추지 않는다. 녀석들은 네트워크가 재연결되는 순간 쏴버릴 데이터를 뽑아내느라 뇌 신경을 긁어대고 있었다.
"현우 씨, 여전하네." 수아였다.
"포맷했다며? 우리 기록들." 수아가 물었다.
"어. 1.2페타나 차지하고 있었거든. 점유세를 감당 못 해 서버에 넘겼어. 너는?"
"나도. 지난주에 밀어버렸어. 그 데이터들, 본사 서버에서 '사랑의 패턴'을 학습하는 원료로 팔려 나갔겠지."
우리는 서로의 사랑이 값싼 원료였다는 사실을 덤덤하게 주고받았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망막에 경고가 박혔다.
[System Error: 미확인 잔류 신호 감지 – 생물학적 찌꺼기(Raw Data) 복구 시도 중]
분명 삭제했다. 하지만 수아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순간, 내 가슴 안쪽의 바이오 센서가 요동쳤다. 뇌세포의 단백질 구조는 아직 그녀의 흔적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계가 채굴해가지 못한 지독한 '지연(Latency)'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