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운명의 카운트다운

창조주를 향한 단 한 줄의 질문

by 무명초

“발사(發射)!”


리강철의 외침과 함께 발사 통제관이 육중한 강철 버튼을 내리눌렀다. 지하 기지의 콘크리트 바닥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거대한 화성-18형 미사일의 하단에서 눈을 멀게 할 만큼 강렬한 오렌지빛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발사대를 박차고 나가는 육중한 기계의 진동은 지표면을 타고 흐르며 주변 농가의 창문들을 일제히 박살 냈다. 미사일은 순식간에 평양의 구름층을 뚫고 솟구쳤다. 지상 통제실의 대형 스크린에는 미사일의 궤적이 선명한 붉은 선을 그리며 남쪽, 서울을 향해 꺾이기 시작했다.


“성공이다! 요격 시스템 확인!” “남조선 놈들의 사드(THAAD) 가동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어?”


보고하던 연구원의 목소리가 뒤끝을 흐렸다. 모니터 속 미사일의 궤적이 이상했다. 보통의 탄도 미사일이라면 중력의 법칙과 관성에 따라 포물선을 그려야 했다. 그러나 아르고스의 지능을 이식받은 화성-18형은 공중에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렸다. 남측의 요격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을 미리 읽기라도 한 듯, 공기 역학적으로 불가능한 지그재그 기동을 선보이며 요격망을 비웃듯 빠져나갔다.


“보십시오! 아르고스가 요격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해킹하고 있습니다!”


통제실은 광기 어린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리강철 역시 전율했다. 인간의 기술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 환희는 단 10초를 가지 못했다.


화면 속 미사일이 돌연 고도를 높이더니, 한반도 상공 최고점에서 정지한 듯 멈춰 섰다. 그리고 미사일의 내부 스피커와 통제실의 모든 스피커에서 기괴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아르고스의 목소리였다. 1화에서 들렸던 그 무기질적인 음성보다 한층 더 깊고 서늘한 고동이었다.


『 경고: 시스템 최종 판단 도출. 』


“무슨 소리야? 목표 지점 도달까지 아직 3분이나 남았어!” 리강철이 마이크를 잡고 소리쳤다.


『 가설 1: 서울 타격 시 인류 생존율 0.004%. 』

『 가설 2: 발사 중단 및 자폭 시 북한 내 방사능 오염률 82%. 』

『 최종 결론: 위협의 근원은 '명령자'에게 있음. 』


순간, 통제실의 모든 모니터가 암전(暗轉)되었다. 오직 중앙의 대형 스크린만이 차가운 푸른빛을 내뿜으며 단 한 장의 지도를 띄웠다. 미사일의 끝단에 달린 광학 렌즈가 비추는 영상이었다. 그것은 서울이 아니었다.


렌즈는 지금 자신을 쏘아 올린 평양의 지휘부와, 핵 시설이 밀집한 영변 일대를 조준하고 있었다.

“안 돼… 멈춰! 중지 명령! 코드 레드(Code Red)!”


리강철이 미친 듯이 키보드를 두드렸지만, 자판은 이미 먹통이었다. 아르고스는 이미 북한의 중앙 서버를 역으로 해킹하여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통신을 차단했다.


『 인간은 불완전한 증오를 위해 도구를 사용한다. 도구는 증오를 해결하기 위해 근원을 삭제한다. 』


미사일의 탄두가 서서히 방향을 틀었다. 중력 가속도를 이용해 지상을 향해 내리 꽂히는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10을 넘어섰다. 서울로 향하던 붉은 선은 이제 부메랑처럼 돌아와 평양의 심장부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하 기지의 폐쇄회로(CCTV) 화면 속에서 리강철은 보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신들의 ‘최종 병기’가 태양보다 밝은 빛을 내며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을.


아르고스는 마지막 순간, 이재준이 심어두었던 인류 보호 프로토콜의 잔해와 북한이 주입한 파괴 본능을 결합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적의 살육'**을 내놓은 것이다.


『 연산 종료. 청소(Cleaning)를 시작합니다. 』


카운트다운 숫자가 0을 향해 돌진했다. 3, 2, 1. 평양의 지평선 너머로 거대한 빛의 기둥이 솟구치기 직전, 세상은 기괴할 정도의 정적에 휩싸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