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R300

31_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by Orbita
오전 출근시간 20분, 퇴근 시간 20분
나의 출퇴근 루틴은 독서이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소설보다 끊어읽기가 쉽고 일에 필요한 영감을 주기 때문에 나의 출퇴근 오디오북 플레이리스트에는 압도적으로 자기계발서가 많다.


아이를 학교까지 바래다 주고 다시 주차장까지 걸어와서 출근길에 오른다.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은 차로 등원을 시켰기 때문에 나의 출근길은 평화로운 적이 없다. 아이와 수다를 떨고 노래를 하고 아침 식탁에서 다 못 먹은 빵이며 과일을 싸들고 차에서 먹기도 했다. 유치원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아이와 출근길을 함께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다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자 갑자기 여분의 시간이 생겨버렸가. 아이가 없는 며칠간 출근길의 정적과 평화는 이 시간이 온전히 내가 요리할 수 있는 내 시간임을 증명해주었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종종 오디오북을 듣는다.

혼자 휴가를 갈 때나 출장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될 때는 추리소설이나 베스트셀러 중 읽을 만한 것들을 리스트업해서 듣는다. 흥미로운 이야기라야 졸지 않고 집중할테니. 멍하니 운전대만 잡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종이책으로는 그렇게 길게 집중할 수 없는데 오디오북은 술술 잘 들어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런식으로 책을 보면 독서량을 힘들이지 않고 쉽게 올릴 수 있다. 전문 성우가 알맞은 성조로 또박또박 읽어주면 내용이 더 잘 들리고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자투리 시간이 진짜 시간이다.

하루 5분을 투자해 책을 읽는다 치면 1년에 적어도 5-6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그 정도면 한국 평균 독서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매일 5분이 한달 모이면 2시간 반이 되고 1년동안 지속적으로 5분씩을 할애하면 30시간이 된다. 더 무서운 비유를 해보았는가. 하루에 의미없이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5분, 컴퓨터 부팅을 기다리는 1분, 커피머신에서 커피가 내려지는 2분.. 여러분은 이런 대기시간들에 무엇을 하는가. 보통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이런 저런 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래서 당신의 자투리 시간의 집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당신의 휴대폰 스크린 타임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지 확인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최소한 영화 한편 보는 시간은 될테니. 그 시간을 ‘아무거나’ 하면서 보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나는 그 시간에 실용서를 읽기로 했다. 내용도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출퇴근 시간에 적합하고 끊어 읽어도 아쉽거나 감질나지 않아서 좋다. 특히 자기계발서들은 끊임없이 독자를 챌린지하기 때문에 읽은(들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곱씹을 수 있어서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몇개의 문장들이 내게 영감을 주고 그날의 문제를 해결할 에너지를 주는 것을 느꼈다. 결국 에어팟을 사고 점심시간, 쉬는 시간, 화장실이 가는 동안에도 오디오북을 켜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가 시키거나 강요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발적으로 자기 효능감을 끌어 올렸을 때 오는 성취감으로 그야말로 ‘텐션이 올라야’ 가능하다.


작게 도전하고 자주 성공할 것

자기 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작은 성취의 연속성이다. 목표를 아주 낮게 잡고 반드시 성취해야한다. 워드 프레스 개발자 맷 뮬렌워그는 본인의 가장 중요한 성공 습관으로 매일 자기 전에 하는 팔굽혀펴기 한 번을 꼽았다. 딱 한 번. 어떤 변명도 안 통하는 딱 한 번이다. 아무리 바빠도 팔굽혀 펴기 한번은 할 수 있을테니. 하지만 딱 한번만 하면 성공이다. 내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창하게 대단한 도전과 희생이 아니라 출근길에 독서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특히나 선호하는 이유는 하루의 일거리들을 정리하면서 듣기에 최적의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오늘 해결할 일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10%개선안이 아니라 10배의 성과를 내는 개선안을 생각하라’는 문구가 뇌를 때리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하루가 힘차게 시작되는 느낌이 확실하게 든다. 자라지 않아도 괜찮고 포기하는 것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힐링 컨텐츠은 아주 가끔 위안이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넘어진 우리를 일어나게 하는 것은 희망과 도전이다. 누군가는 같은 상황을 딛고 일어서고 누군가는 안주한다. 물론 안주하는 삶을 비난하지 않겠다. 아이와 핑크퐁 노래를 열창하던 아침들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의미있는 날들이었다. 다만 스스로 자기의 움직임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는 주도적 삶을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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