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행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쫄보라 그런 길은 운전 못해."
라고 말할 수 없었다.
오르락내리락, 꼬불꼬불한 길을 운전하며
공포감을 느꼈다.
겨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안전안내 문자가 왔다.
'OO도로 통제, 소형체인, 우회도로 이용.'
아이젠을 차고 들떠 있는 아이들에게
돌아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왔어. 이 순간을 즐기자.'
아이들은 눈 속에서 실컷 놀았다.
내리는 눈을 먹고, 눕고, 뒹굴렀다.
내리막 길에서는 썰매를 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날에 이름을 붙였다.
아들은 운이 대박 터진 날,
딸은 꿈같은 날이라고 말했다.
나는 망설임과 두려움,
아이들의 표정과 기대를 떠올렸다.
내게는 용기와 선택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