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선택의 하루

by 다혜로운

새벽 산행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쫄보라 그런 길은 운전 못해."

라고 말할 수 없었다.


오르락내리락, 꼬불꼬불한 길을 운전하며

공포감을 느꼈다.

겨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안전안내 문자가 왔다.

'OO도로 통제, 소형체인, 우회도로 이용.'


아이젠을 차고 들떠 있는 아이들에게

돌아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왔어. 이 순간을 즐기자.'


아이들은 눈 속에서 실컷 놀았다.

내리는 눈을 먹고, 눕고, 뒹굴렀다.

내리막 길에서는 썰매를 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날에 이름을 붙였다.

아들은 운이 대박 터진 날,

딸은 꿈같은 날이라고 말했다.


나는 망설임과 두려움,

아이들의 표정과 기대를 떠올렸다.

내게는 용기와 선택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