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나는 까마귀>를 읽고
“너 까마귀로구나. 까맣고 불길한 까마귀.”
까마귀는 듣지 않으려 하지만
자기 안의 소리는 더 크고 분명하다.
그 소리는 까마귀를 더 작고, 더 외롭게 한다.
어느 날, 까마귀는 한 대화를 듣는다.
“까마귀 색이 저렇게 아름다워요?”
“그래. 늘 까맣기만 한 건 아니야.
하늘빛에 물들면 금빛으로도, 자줏빛으로도,
비췻빛으로도 빛나거든.”
빛을 흡수하는 까만색.
빛에 따라 까마귀의 깃털은 금빛으로, 자줏빛으로 빛났다.
내 안에 '나는 까맣기만 하다'는 소리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수록
나는 나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보게 된다.
그 인식은 까맣고 불길한 미래로 이어진다.
까마귀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 대화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빛을 흡수하는 중일지도 몰라.
어떤 색으로 빛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
내 안에 소리가 달라지길 바란다.
'나는 까맣기만 하다'는 소리대신
'나는 빛을 모으고 있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길. 내 안에 가득하길.
내가 나를
정말 그렇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