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stone National Park(#01)
한 달간의 미국 자동차 여행(015)-6월 16일(월)
2008-06-19 오후 8:51:08
새벽 5시 30분쯤 일어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사건 수임이 될 것 같아 미리 소장을 써 놓고 온 것이 있었다. 사건 수임이 되었다고 직원에게 연락이 와서 그 소장을 다시 한 번 검토하였다. 그리고 법률의견서를 작성하여 email로 보내고 사무실에 필요한 비용을 홈뱅킹으로 직원의 계좌로 넣어 주었다.
샤워를 하고 시계를 보니 7시 30분쯤 되었다. 나의 경험으로는 미국에서는 대부분 일찍 일을 시작한다. 직장인들은 8시쯤이면 거의 출근해 있고 자영업자들도 그 시간경에는 가게를 연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었다. 그 동안에 혼자서 자동차 엔진 오일을 바꾸기로 하였다.
차를 몰고 나가서 네비게이터에게 가장 가까운 Auto Service를 물었다. 그러나 네비게이터가 인도한 그 장소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근처의 주유소에 들러서 기름을 넣은 후 주유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있는 청년을 붙잡고 가까운 곳에 엔진 오일을 교환해주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 청년은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 주었다.
그 청년이 말해 준 곳을 찾아 헤맸으나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다. 네비게이터에게 다시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Auto Service를 물어 보았다. 바로 근처에 뭐가 하나 있다고 나왔다. Carquest라는 상호로 주유소 옆에 있었다.
8시도 미처 되기 전인데 벌써 활발히 작업 중이었다. oil change하러 왔다니까 해 줄 수 있는데 작업량이 밀려서 30분 뒤에나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가격은 35달러라고 하였다. 거기에 tax와 labor charge까지 다 포함되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였다. 30분 후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우리나라도 섬머타임을 적용하여 삼성이 한 때 시행하였던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사회가 움직이면 퇴근 후에 많은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렇게 하면 6월에는 이곳처럼 밤9시까지도 밝을 것이므로 야외활동을 하기 좋을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바람일 뿐이지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직장인들은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뭐 그렇게 퇴근 후 야외활동을 할 기회가 많겠는가. 해가 지기를 기다려서 술 한 잔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큰 낙이고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연장된 직장 일이다.
아침에 술이 덜 깨서 간신히 일어나야 하는데 7시나 8시로 출근 시간을 앞당기면 생지옥이 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촛불집회도 해가 빨리 져야 일찍 시작하고 오랫동안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촛불집회를 끝내고 밤늦게 집에 돌아가면 아침에 1시간이라도 늦게 일어나야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
호텔로 돌아와서 석휘를 데리고 나와서 맥도날드에 가서 breakfast 메뉴로 주문하여 석휘는 호텔로 돌려보내고 나는 내 것만 가지고 Carquest로 왔다.
40분 정도 후에 오일 교환이 끝났다. 41달러 몇센트를 내라고 하기에 아까 다른 직원이 35달러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 직원을 불러주었다. 자기는 35달러 근방으로 예측하였는데 차에 다른 사소한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교체하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다면서 원한다면 35달러만 받겠다고 하였다. 선량하게 생긴 그 직원을 붙잡고 더 따지기 싫어서 41달러 얼마를 주었다.
차를 타고 운전해보니 윤활유를 갈아서 그런지 승차감이 매우 부드러웠다 계기판의 경고등도 꺼졌다. 또한, 아까 그 직원이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 놓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장거리를 여행하면 새가 유리창에 똥을 싸는 것은 기본이고 수많은 벌레들이 차에 부딪혀 죽는 바람에 앞 유리창이 더럽기 짝이 없다. 자동차 본네트 앞 그릴에도 수많은 벌레들이 우리차와의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음을 당하여 그들의 사체가 그득하게 끼워져 있다. 세차를 한 번 하기는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다소 지겨워 지는 90번을 타고 또 달려 갔다. 석휘가 영상일기에 블랑코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기록을 남겼다. “이젠 지평선 나빠요”
드디어 90번이 끝나고 US-14번 도로로 바꾸어 탔다. 14번 도로로 바꾸어타자마자 점선인 중앙선을 가운데 두고 편도 1차선으로 바뀌었다. 그 동안 며칠 동안 넓은 빈 땅을 가운데에 두어서 중앙선 역할을 하게 하고, 일종의 일방통행 도로식으로 만들어진 편도 2차선의 넓은 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이렇게 가운데 중앙선을 두고 한차선으로 달리니까 일시적으로 운전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공포의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뒤에 바짝 붙어 왔을 때는 건너편이 중앙선인 사실을 깜박 잊어버리고 그것이 1차선인 것으로 착각하고 그리로 넘어갈 뻔 하기도 하였다.
중간에 주유를 하기 위해서 잠시 쉬었다. 마침 그곳에는 자동 세차장이 있어서 세차도 하였다. 그릴에 붙은 벌레들의 사체는 해결하지 못했으나 차체 전체는 깨끗해졌다.
네비게이터상 우리의 목적지인 Yellowstone 근처의 예약 모텔까지는 3시간 정도 남았을 때 갑자기 Yellowstone 공원 입구가 나타났다. 이 네비게이터는 시속 90킬로미터 정도로 달릴 것을 전제로 해서 목적지에의 도착시간을 예측해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리둥절했다.
Yellowstone National Park의 East Entrance였다. 25달러를 주고 입장하였다. 우리보고 일주일간 유효한 입장권을 주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 입장권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 차는 언제든지 들락날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공원 안에 있을 것인데 들락날락할 일이 뭐가 있담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네비게이터는 여전히 3시간 가량을 더 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근처의 공터에 차를 세우고 입장할 때 공원측으로부터 받은 공원의 지도를 살펴 보았다.
정리하면, 옐로우스톤 공원은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정확한 면적은 알 수 없으나 대충 이야기 하면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한 정도만큼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공원은 동, 서, 남, 북으로 입구가 있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공원 안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South Entrance에서 100km 정도 바깥에 위치한 곳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방금 통과한 East Entrance에서 그 모텔까지 가려면 넓디 넓은 공원을 남쪽 방향으로 통과한 후 다시 100km를 더 가야하는 것이고 네비게이터는 그렇게 지시해 준 것이었다.
나는 그 모텔에는 갑작스런 예약 취소로 인하여 신용카드로 예치한 deposit을 몰수 당하더라도 그리고 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였다.
호텔이 일산에 있고, 공원 입구가 궁내동 톨게이트 정도의 거리에 있다면, 관광할 장소는 일산에서 대전이나 대구 정도의 거리에 있다면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며칠 동안 매일 그런 일을 되풀이 하여야 한다면 그곳에 묵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공원 속을 통과하면서 들른 Visitor Center에서 우리는 공원 내에는 몇군데 지정된 장소에 통나무집 식의 lodge만 있고 그외에는 일반 숙박시설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공원 입구에서는 일주일씩 유효한 입장권을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혹시 옐로우스톤 공원을 갈 생각이라면 엘로우스톤 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원 내의 lodge를 예약하여야 할 것이다. 공원 내에 lodge가 있는 곳은 서,너곳쯤 있다. 그 중에서 잘 골라야 할 것이다. 예약이 쉬운지, 어려운지 그 시설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리는 어차피 우리가 예약해 놓은 모텔로 갈 수 밖에 없음을 알았다. 3시간 가량을 달려서 그 모텔로 향하였다.
East Entrance로 공원으로 들어와서 South Entrance로 빠져나가 모텔이 있는 Jackson City까지 가는 길, 200여km의 경관은 대단하였다.
만년설이 있는 산봉우리들이 위엄있게 펼쳐져 있고,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브레드 피트가 그의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하던 곳처럼 아름다운 강이나 맑은 개울이 이곳저곳에서 흐르고 있었고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호수의 깨끗한 물이 눈을 즐겁게 하였다.
South Entrance에서부터 나와서 Jackson City까지 가는 길은, 한쪽 옆으로는 만년설로 뒤덮인 웅장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가운데, 그 밑으로는 지평선이 보이는 대평원이 펼쳐져 있어서 운전하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Jackson City는 resort처럼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가 예약한 모텔은 최악이었다. 100년도 전에 지었을 것 같은 허름한 건물에 우리방은 반지하방이었고 인터넷도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탁자는 노트북 컴퓨터 하나 놓기에도 비좁았고 방안에는 조명도 시원찮아서 그곳에 짐을 푸니 한심한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룻밤의 방값은 세금을 포함하여 145달러였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할 경우에 franchise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배낭여행을 하면서 자기들끼리 이런 곳에서 자면 이 정도라도 호사에 속할 수 있겠으나 나와 같이 여행하면서 내 가족을 이런 곳에서 자게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이 정도면 괜찮겠다라고 하였으나 나는 여기서 하루면 몰라도 원래 예약했던대로 닷새를 있을 곳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녁을 방안에서 밥으로 먹고 난 후, 아내와 함께 그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호텔을 찾았다.
franchise인 Best-Western Inn이 있었다. 그러나, sold out이었다. 참고로 하기 위하여 방값을 물어봤더니 209달러+tax(8%)란다. 미국은 주마다 또는 도시마다 세금이 다르므로 가격+tax 식으로 가격을 불러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시 돌아다녔다. Trapper-Inn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밖에서 보기에 아주 근사하였다.
마침 방이 있단다. 209달러+tax가 있단다. 최고 좋은 방이 얼마냐고 물었다. 269달러+tax가 있고, 이것은 본관 3층에 있으며(3층이 제일 높았다. 미국의 Inn들은 도심에 있지 않는 한 2층 내지 3층 건물이고 그 대신 부지를 매우 넓게 차지한다.) 거실이 딸려 있다고 하였다. 세금을 생각하지 않으면 하루에 6만원 차이이다. 세금까지 고려하면 사흘에(원래는 이곳에 5박6일로 머무르기로 하였으나 4박만 하기로 예정을 바꿨다.) 20만원 정도 차이이다.
그 동안처럼 밤늦게 도착하여 새우잠만 자고 다음 날 일찍 떠나는 경우가 아니라 앞으로 나흘은 이곳에서 편안하게 쉬기로 하였으므로 좋은 방이 필요했고, 또한 세탁을 위하여 차속에 있는 큰가방들을 몽땅 다 방으로 옮겨야 하므로 큰 방이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예약을 하고 밖의 차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에게 사고를 쳤다고 신고하였다. 아내는 방값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걱정하였다. 나중에 이 소식을 들은 아이들도 덩달아 걱정하였다. 이런 점에서는 아이들이 많이 큰 것 같다. 하기야 오는 도중 subway에서 샌드위치를 사 먹을 때 아이들보고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음료수를 4개 시키지 말고 2개만 시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아내와 나는 콜라 등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이 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미국도 소비자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는 점이다. 기름값이 1갤런에 4달러를 넘은 것은 미국에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우리차인 토요타 미니밴은 75달러 어치의 기름을 넣으면 거의 600킬로미터를 달리니 그 차의 연비도 좋을 뿐만 아니라 기름값이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직은 싼 편일 것이다.
이곳은 일종의 관광지이므로 방값이 시설에 비하여 바가지성이 있으나(사기성 바가지는 아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이다. 높은 산속에서 파는 생수 1통은 시내 슈퍼에서 파는 생수 1통의 값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 이곳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예전에 비하여 숙박요금이 너무 올랐다.
미국경제의 악화는 달러화의 가치가 이젠 캐나다와 거의 1:1에 이른 것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1달러에 캐나다 달러 1.4의 비율이었다.
내가 미국에 대해서 뭐를 알겠느냐만, 짧은 기간이나마 이곳에 와 있어보면 낭비가 너무 심하다. 그리고 일부 엘리트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게으르고 무책임하다. 화성에 보내는 로켓트가 폭발하는 이유는 설계상의 잘못이 아니다. 납땜을 부실하게 한 기능공의 잘못인 것이다.
그러니 재정적자(국가 돈이 마구 낭비되고 있다)나 무역적자(뭐 일을 해야지 싸게 물건을 만들어 외국에 팔아먹을 수 있을 것 아닌가.)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고 그 부족한 부분은 달러를 찍어내서 해결하고 그러니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현재는 기축통화니까 달러가치가 떨어져도 그것으로 거래를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panic이 발생하면 유로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경제는 지옥이 될 것이다.
미국경제가 지옥이 되면 중국은 치명타를 입게 되고 전세계에 싼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하여 오랫동안 인플레를 막고 있던 중국 경제가 망가지면 전세계의 경제가 무너질 것이다. 중국경제 이전에 우리나라처럼 미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경제가 망가지는 것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미국경제가 망가지면 IMF 정도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모텔로 돌아와서 5일간으로 예정되었던 예약을 취소하고 내일 나가겠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48시간 전에 취소통지를 하여야 full refund를 해 줄 수 있다는 원칙이 있다고 그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노부부는 내게 말했으나 나는 인터넷 예약시에 반지하방이라는 사실이 고지되지 않았고 인터넷이 되지 않으므로 48시간 사전통지는 내게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인터넷이 안될리 없다고 하기에 우리방에 와서 직접 해보라고 하였다. 결국은 나머지 예약에 대해서는 full refund를 받을 수 있었다.
반지하방, 즉 창문의 반은 지하에 있고 창문의 절반만 지상에 있으나 그 지상에는 주차장이 있어서 차들이 시동을 걸면 시동을 거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리는 그 한심한 방에서 우리 식구들은 피곤에 지쳐서 곤히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