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에 나온 허영만 화백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곧바로 책상으로 가서 앉는 전투를 매일 벌인다고 하였다. 책상이 아니라 그 옆의 소파에 앉는 순간 전투에 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1947년생이므로 새벽에 전투를 벌이고 있는 지금의 연세는 79세이시다.
톨킨(J.R.R. Tolkien)은 '반지의 제왕' 개정판(1966년) 서문에서 "그렇게 해서 마침내 ‘결말’에 도달했지만, 작품 전체를 수정해야만 했다. 사실상 뒤에서부터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다. 나는 직접 타자로 치고 또 쳤다. 열 손가락을 쓰는 전문 타자수에게 맡기는 비용을 내 경제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고생을 자처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젊을 때는 돈과 명성을 위해서 참아야 하지만 노인은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으므로 유보하는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 옷도 새옷부터 입고, 골프공도 새공부터 써야 한다.
즉 지금 가장 재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 You Only Live Once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각적인 재미, 편안하게 늘어지는 재미, 돈 쓰는 재미는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그것을 알면서도 최후의 순간까지 미루려고 하고, 책상이 아니라 리클라이너로 도피하게 된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이것, 혹시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는 욕심 아니야?"
허영만 화백이나 톨킨같은 사람은 걸출한 분들이다. 그 분들이 가는 인생의 길과 나같은 보통사람의 길은 다를 수밖에 없다.
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내가 업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노력하고 인내하는 참을성도 타고 나는 것이고, 설사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다고 해도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보다 잘할 수는 없다.
감각적 재미가 별 것 아닌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니까 - 술을 진탕 마신 다음 날 아침을 상기하라. 하루종일 넷플릭스를 본 다음의 느낌을 상기하라. - 더 깊은, 지속적인 재미를 위해서 뭔가 하려는 것이다. 일부러라도 퀘스트를 만들고 그 퀘스트를 해치우고 싶은 것이다.
날씬하면 무조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운동하기 싫고, 많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만물이 전투를 하면서 살고 있다. 지렁이가 꿈틀거리면서 기어다니는 이유도 나름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나도 전투 의지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