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

by N 변호사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는다. 밑줄을 긋는 이유는 나중에 다시 그 부분을 읽어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그 책을 본 적이 있던가?


책 몇 권만 소지한 채로 무인도에 갇히면 모를까, 요즘처럼 책이 풍부한 시대에는 새 책 읽기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단한 구절을 발견하면 밑줄을 긋고 있다.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달 때도 있다.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이 문장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 번 지나가면 그 뿐일 때가 대부분이다.


이해안되는 문장은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거나 옆에 펼쳐 놓은 공책에 써가면서 생각을 하여 그 때, 그 때 해결해야 한다. (번역이 엉터리이거나 원문 자체가 잘못된 경우도 많다.)


통찰력을 주는 문장은 잠시 눈을 감고 머릿속에 넣도록 한다. 비록 나중에 휘발되더라도.


인상적일만큼 대단한 문장을 만났을 때도 역시 잠시 눈을 감아야 한다. 그리고 그윽히 음미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올 일은 없다고 생각하자.


여행도 마찬가지고 결국 인생도 똑같다. 되돌아 갈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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