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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변호사 Jun 24. 2022

무엇을, 어떻게

방법론

198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도네가와 스스무는 다치바나 다카시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1)

“과학은 일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삼고 있지요. 더 일반성 있는, 더 보편성 있는 원리나 법칙을 찾아가는 과정이 과학 발전이겠지요. 이 목적에 좀 더 근접하는 연구일수록 중요합니다. 생물학을 예로 들자면, 유전자 구조의 원리는 많은 생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역시 각론이 아닌 근본 원리를 탐구하고 싶지 않다면 진정한 과학자라고 말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각론 가운데 특히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연구를 하지 마라’고 얘기해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자주 얘기하지요. 그래요. 한 사람의 과학자가 평생 쓸 수 있는 연구 시간은 극히 한정돼 있습니다. 연구 주제는 얼마든지 있지요. ‘꽤 재미있겠는데’라는 정도로 주제를 정하면 정말로 중요한 주제를 연구할 짬이 없고, 그러다 일생이 끝나버려요. 나는 ‘이게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라면 평생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주제를 찾을 때까지 연구를 시작하지 말라고 말하는 겁니다."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아이디어이지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곧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입니다. 젊을 때 가장 필요한 점은, 정말 중요한 것을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일입니다. 젊을 때 이 능력을 익히지 못한 사람이 많아서,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은 뭔가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일생을 마치는 과학자가 많은 겁니다.” 


(2)

아무리 실패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탐구하는 것이 과학자의 기본 조건이라고 봅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하면서 계속 쫓겨 다니다가 어딘가에서 돌파구breakthrough를 찾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계속 ‘이것도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라며 생각을 이어가지 않으면 돌파구를 만날 수 없어요.” 


(정리)

'무엇'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 (1)이다. 사업을 하든, 책을 쓰든 무턱대고 본인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면 안된다. 사업을 하려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하고, 책을 쓴다면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 한다. 


'어떻게'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 (2)다.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장고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대상을 정했으면 그 다음부터는 끈기와 인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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