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에서 생긴 일 3화
대체 우리는 왜 갑자기 발리에서 함께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게 되었을까?
나는 예전부터 비키니 라인대로 왁싱을 하고 싶다고는 생각했었는데, 크리스가 발리로 떠나는 당일 날 유튜브 브이로그를 하나 보여줬다. 남성 두 분이 발리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을 받는 영상이었다. 꽤나 고통스러워 보이긴 했는데, 발리에서 받는 브라질리언 왁싱이 싸고 후기가 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해보자고 했고 크리스도 별생각 없이 그럼 같이 하자고 말함과 동시에 함께 왁싱을 예약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발리에 도착한 지 이틀 차 저녁에 왁싱은 실현되었다.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그 일은 큰 고민 없이 갑작스럽고 빠르게 진행됐던 것이다.
우리는 각자 업무를 마치고 예약 시간에 맞춰 서둘러 짐을 챙겨 스파&왁싱샵으로 향했다. 왁싱을 하고 전신 마사지를 받고 올 생각이었다. 사전에 왓츠앱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샵 안으로 들어가서 이름을 말하니 크게 부연 설명 같은 것 없이 바로 왁싱하는 방으로 안내받아 가게 되었다. 무의식 중에 한국식 서비스를 상상했던 걸까? 사전 설명을 들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식 말이다.
그러나 발리는 달랐다.
왁싱 방 문 앞에 서니 다짜고짜 누구 먼저 할 거냐고 물으신다. 나도 모르게 나보다 조금 앞에 서있던 크리스를 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렇게 바로 문을 닫고 크리스는 지옥의 생애 첫 브라질리언 왁싱을 시작했다. 마치 생 이별하듯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크리스를 방 안으로 밀어 넣은 것도 나고, 프라이버시를 위해 황급히 문을 닫아준 것도 나였지만 막상 일이 빠르게 진행되니 얼떨떨했다. 닫힌 문 앞에서 멍하니 서있다가 옆을 돌아보니 직원분이 계단에 앉아계셨다. '엥? 저는 이제 어디로 가나요?'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마사지를 하러 가자고 하신다.
마사지는 예전에 세부에서 받아본 이후로 두 번째 받아보는 마사지였는데, 머릿속이 온통 브라질리언 왁싱으로 가득 차서 한 순간도 릴랙스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크리스는 잘 지낼까..? 혼자 무섭겠다... 이렇게 바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나도 무섭다...' 그렇게 마사지를 마치고 대망의 브라질리언 왁싱 실로 들어갔다. 크리스는 이미 왁싱을 끝내고 마사지 실로 옮겨진(?)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왁싱 선생님께서 방금 그분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고 하신다. 소리도 막 질렀다고.. 그리고 남자는 여자에 비해 왁싱하기가 무척 어려웠다고.. 그 말을 들으니 웃기고 슬프고 앞으로 내게 닥칠 아픔에 두렵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엄청 아팠다. 소리를 안지를 수가 없다. 도중에 선생님은 이렇게 아픈 왁싱을 매번 하시냐고 여쭸더니, 레이저로 제모한다고 하신다. ^^.. 레이저로 셀프로 자주 하신다고.. 그래서 아니 선생님도 안 하시는데 저도 다시는 안 하겠다고 말하며 인형 비슷한 걸 끌어안고 끊임없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마무리된 브라질리언 왁싱... 여자는 남자보다 왁싱이 빨리 끝나서 나는 왁싱샵 정원에서 내어주는 참을 먹었다. 얼마 있다 마침내 너덜너덜해진 크리스를 다시 만났다. 진짜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어기적 걸어오던 그의 모습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날 저녁... 크리스는 얘기했다. 나.. 이거 왜 했지?
이번 글에 나온 발리의 추천 스팟
Milano Salon and Spa
- 가격대는 여자 브라질리언 왁싱 12,810원,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21,350원, 60분 전신 마사지 1인당 12,810원 정도이다.
- 브라질리언 왁싱을 처음 한 사람으로서, 이제 1년 정도 되어가는데 그간 염증이나 인그로운헤어로 고통받는 일 없이 잘 관리되고 있다. 간혹 몇 개는 보였지만 문제 될 정도는 아니었다.
- 추천하냐고 한다면...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추천. 나는 그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진 않다. ^^..
- https://maps.app.goo.gl/tTK3WxCWeh4JrzVw5
Sayan Night Market
- 왁싱을 마치고 들린 야시장. 현지 직원의 추천을 받아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다.
- 사얀 야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적었다.
- 만약 로컬 시장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하다. 그러나 청결을 중요시한다면 절대 비추천
- https://maps.app.goo.gl/36ajymnMkbyJiEHz9?g_s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