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머리에서 바라본 바다와 선셋

길리에서 생긴 일 2화

by 이남경

길리 하면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 스노클링을 예약했다. 우리는 비록 전날에 걸어 나간 바다에서 거북이를 봤지만 좀 더 깊은 바다로 가면 또 어떤 느낌일까 기대됐다. 마침 그날은 나의 생일이기도 했다. 괜히 특별해지는 느낌을 안고 배에 올랐다.


Photo in Heart.JPG 좀 더 깊은 바다에서 만난 늠름한 거북이

발리 현지 가이드 두 분과 배를 타고 스노클링 포인트 3개 정도를 방문했다. 빡빡한 오리발과 두툼한 구명조끼를 끼고 바다에 몸을 던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바닷속에서는 내 마음처럼 안 움직이는 몸뚱이를 이리저리이고 다니며 물도 가끔 먹었다. 급 무서워질 때는 가이드 선생님 팔도 좀 붙잡아보고, 또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거북이랑 물고기들을 만났다.


좋고 신기하긴 했지만 수영을 못하는 탓인지 어딘가 자유롭지 못해서 스스로 아쉬웠다. 두 번째 포인트까지 다녀오고 배 위로 다시 건져지고 나니 체력이 딸려서 풀썩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산호들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말에, 이왕 온 거 다 봐야지 하고는 세 번째 포인트로 향했다.


Google Photos Image.JPG 산호 사이의 니모들

마지막 산호까지 보고 나니 정말 너덜너덜 해진 채로 자리에 앉았다. 오리발과 구명조끼를 벗고 이제 다시 육지로 돌아갈 시간.


스노클링을 도와줬던 현지 가이드 분께서 듣고 싶은 노래가 있냐고 물으셨다. 잠깐 고민하다가 친구가, 오늘 이 사람의 생일이라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가이드분께서 유튜브로 생일 축하 노래 BGM을 틀고 영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셨다. 이어서 발리 현지식 생일 축하 노래로 추정되는 것을 불러주셨는데 한국식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와는 전혀 다른 박자와 음정이었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발리식 생일 축하 노래는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다.


멀리에서는 조금씩 석양이 지는 듯했다. 그날은 구름에 가려 해가 많이 보이는 날은 아니었다. 배 앞머리로 나갔다. 다음 신청곡은 Player 의 Baby Come Back 이라는 노래로 했다.

https://youtu.be/UQitKj14y7M?si=6PiBEDK3ybD1SUl-

도입부의 드럼 사운드와 베이스가 훌륭한 올드팝이다. 이 노래는 내가 대학교 졸업을 앞뒀던 시절, 불안했던 나와 달리 누구보다 자유롭게 지내는 것 같은 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노래다. 그 친구와 이 노래를 알게 된 이후로, 자유롭고 싶을 때면 찾는 곡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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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뒷머리를 바라보면, 짙은 갈색으로 그을린 피부에 담배를 물고 있는 가이드가 보였다. 그 뒤로는 유독 하얀 치아를 빛내며 웃음을 짓고 있는 가이드도 함께. 그 두 분의 모습이 내게 더욱 자유를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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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울렁울렁하며 몸을 흔들었다. 마음을 울리는 드럼 사운드가 들렸고 저 멀리에서는 해가 저물고 있었다. Baby come back 노래는, 제발 돌아와줘! 하며 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노래인데 그 가사들이 그냥 이 장면과 어울렸다. 뭔가 내가 찾고 있던 자유를 부르짓는 느낌이 들었다.


Baby come back, any kind of fool could see.

There was something in everything about you.

Baby come back, you can blame it all on me.

I was wrong and I just can't live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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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 다다를 때쯤 되니 하늘이 파스텔톤으로 번졌다. 뱃머리에서 바라본 하늘보다 한층 더 다채로워진 풍경이었다. 정말 만족스러웠던 스노클링 경험을 마치고 가이드 두 분께 팁까지 챙겨 드린 후 저녁 식사를 하러 길리의 식당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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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기념 Lobster Basket을 먹으며 길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이번 글에 나온 발리의 추천 스팟

Natys Restaurant
- 약 9만 8천 원의 가격에 즐겨본 랍스터 바스켓 추천!
- https://maps.app.goo.gl/f566pFVofyTuyM8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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