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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진 Aug 05. 2020

디자이너가 경험한 미국 헬스케어

'디자이너가 경험한 미국 헬스케어'는 미국에서 환자와 보호자와 소비자로서 헬스케어를 경험하면서 헬스케어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미국의 헬스케어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디자이너로서 미국 헬스케어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헬스케어 디자이너로서 일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헬스케어가 너무나 궁금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보통의 미국인들이 어떻게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병원과 약국을 다니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고 싶었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민간 보험, 무보험, PPO, HMO, Deductible, PCP, PBM, CPT 같은 개념에 대해 글로 배우는 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국과 다른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책의 설명을 보면 글자로는 읽히는데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간 미국 출장 중 병원을 견학하고 의료진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업체의 보고서를 보거나 업체의 직원들에게 문의해도 외국인인 저를 한 번에 이해시켜주는 전체적이면서도 자세한 설명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미국의 헬스케어에 익숙한 미국인이 한국의 헬스케어에 익숙한 제 눈높이에 맞춰 미국 헬스케어를 설명해주는 것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둘째, 미국에서 살며 헬스케어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며 깜짝 놀라고 감동하고 가슴이 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이태리에서 디자인 박사과정을 하고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헬스케어 서비스 디자이너로 일을 하며 유럽과 동남아에 익숙했던 제게 미국은 오랫동안 세상에서 가장 먼 나라였습니다. 미국에 대해 순수한 뇌와 눈을 가진 제가 막상 미국에서 살면서 겪어보니 미국 헬스케어에서 멋지고 괜찮은 것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미국 헬스케어에 대한 편견에 갇혀 놓쳐버리기에 아까운 것들, 우리와 다른 접근법과 태도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셋째, 한국 사회에서 격렬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의료전달체계, 원격의료, 온라인 약국, 의약품 택배, 주치의 제도, 헬스케어 보험상품 등을 미국에서 실제 이용하며 이러한 일들이 허락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사정과 이를 일상적인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미국이 움직이는 방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인들이 그들만의 어쩔 수 없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에서 다양한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배려를 발견할 때가 많았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에서도 뉴 노멀을 고민하고 변화를 피할 수 없을 때, 미국에서 눈여겨볼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미국의 병원과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인식은 둘로 나뉩니다. 메이요 클리닉, 존스홉킨스 병원과 같이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병원들의 세계적인 의료 수준과 이들이 구글, 애플과 같은 IT 회사들과 만드는 혁신적 시도에 대한 기대와 부러움이 한 편에 있고, 또 다른 편에는 미국의 엄청난 헬스케어 비용에 대한 놀라움과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극 사이의 평범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CVS에서 처방약과 편두통 약을 사고, 비용이나 시간을 절약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우편물로나 매장 앞 주차장에서 약을 받고, 코스트코에서 예방접종을 하고, 안과 의사(ophthalmologist)나 안경사가 아닌 검안의사(optometrist)의 시력검사 후 온라인에서 안경을 주문하고, 주치의와 비디오로 상담을 하며 메일을 주고받고, 뒷머리가 비대칭이 된 아기가 치료를 받기 위해 주치의의 의뢰와 건강보험의 승인을 받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 건강보험과 병원비와 약값을 따지며 현명한 소비자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


브런치에 업로드한 '디자이너가 경험한 미국 헬스케어'는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2016년 여름부터 2020년 여름까지 제가 환자이자 보호자이자 소비자로 경험한, 미국 헬스케어의 특징과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입니다. 두 번째 파트는 헬스케어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선정한, 미국 헬스케어의 특징과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다섯 가지 아이콘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파트는 헬스케어 디자이너로서 미국에서 눈여겨본 일곱 가지 포인트에 대한 소개입니다. 미국에서, 미국이기에, 미국의 방식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벤치마킹, 반면교사 혹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전합니다. 그 외, 미국 안에서 경험하는 헬스케어 관련 제품과 서비스들의 구체적인 모습, 미국 헬스케어 만의 특이한 개념, 그리고 미국에서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팁에 관한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https://namhyojin.com에서도 같은 컨텐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경험한 미국 헬스케어'는 미국 헬스케어 이슈와 실무 관련 컨텐츠의 정확성을 위해 미국 간호사 15년 경력의 전문 간호사(NP)인 Sarah An 님의 감수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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