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야 May 12. 2022

불안이 불안을 부를 때

불안이 불안을 불러오기라도 하는 걸까


유독 하루 종일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아침부터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계획되고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그래도 일정을 마쳤다.


더운기운이 가득한 차에 올라타는 순간까지 불안이 가라앉지 않았고, 시동을 켜는 순간 급격히 내 마음의 불안 센서에  빨강 불이 들어온다.


시동이 걸리는 속도가 평소 보더 더딤을 느꼈다.


'오늘은 되는 일이 없네 사무실 들어가야 하는데'


평소라면 점검을 받아봐야지 하며 개의치 않았겠지만 불안이 불안을 타고 급격히 올라간다.


액셀을 밟는데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계기판에 rpm이 0에서 올라가지 않는 순간 불안은 극에 치달았다.


우선 사무실까지는 가볼까 했지만 불안으로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 말기로 했다. 다행히 근처 수리센터가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문제가 생겼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고, 약간의 시간과 직장에 양해를 구하면 될 일이었지만 긍정적인 사고는 오전부터 없는 듯했다.


여전히 불안한 내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객대기실의 뒷자리 앉은 사람이 졸고 있는 모습이 tv화면에 비친다.


세상 편해 보이는 모습에 나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기로 했다.


쓸데없이 불안해하고 있다.


불안으로 인해 큰 사고를 피했고, 수리를 마칠 때까진 굳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지만 마음이 생각을 따라주지 않아 여유를 억지로 가져본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휴대폰으로 글을 끄적이니 불안이 가라앉는 중이다.


어쩌면 하루 종일 되는 일이 없는 건 부정적인 감정을 달래지 못해 평소보다 예민해져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의 불안은 불안을 불렀또한 나의 불안을 누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 다행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갈팡질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