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쫓기듯, 무언가를 해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
무언가는 도대체 무엇일까.
실체가 없는 무언가. 행동이 따르지 않아 겹겹이 쌓인 불안함 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의 일상생활은 심심하지만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청소를 한다. 식사를 하고,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운동해야지 다짐만 하기도 한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나날들. 그러다 불쑥 불안함이 온다. 불안해하며, 불편해하며, 남들에게 드러낼 거창함을 찾아본다. 자랑거리라도 찾아야 덜 불안할 것 같은데 평범한 나와 평범한 일상 속 거창할 것은 거의 없다. 없으니 더 거창 하고 싶다.
있는 것에 감사할 마음이 없고 없는 것에 집착하고 싶은 모자란 마음이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에 동의한다. 뭐가없으니자꾸만 소리를 내고 싶다.
n잡이 트렌드라고 하던데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 그에 비에 상대적으로 나는 게으른 사람 같이 느껴진다. 부업이라도 해야 하나.
집밥 먹는 횟수가 줄고 외식을 자주 했더니 살이 쪘다. 뼈가 굵고 어깨가 좁지 않아 살이 찌면 덩치가 좋아 보인다. 통통해 보이는 체형이 아주 싫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마른 사람의 옷태가 좋아 보인다. 다이어트해야 하나.
글을 잘 쓰게 되면 지적여 보일까 싶어 심오한 단어도 끄적여본다. 적은 글을 다시 읽는다. 이게 맞나. 써놓고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글의 흐름을 방해하는 단어들. 안 되겠다. 수정을 해본다.
담백하게 생각하고, 담백하게 행동하고, 담백하게 쓰는 게 요 근래 추구하고 있는 일상이었는데 역시 인간은 일관성이 없다. 내가 유독 그렇다.
얼마 전 sns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타인의 순간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바디 프로필 찍었나 보네', '해외여행 다녀왔네', '명품이네', '결혼했네' 남들 뭐하며 사는지 들여다보고 부러움 내지 질투를 하는 나 뭐 하는 거지 싶었다.
이 귀한 시간에. 책을 한 장 더 읽고, 마음에 드는 단어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고, 실내 자전거라도 한 바퀴 더 돌리는 게 낫지 싶더라. 정신과 신체를 포함한 건강 말이다.
상대적이란 말이 얼마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재보다 내가 낫지 싶어 우쭐하고 재보다 내가 못하니 쭈글거리고.
꼭 거창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나를 다독여본다. 이대로 나쁘지 않다고 , 충분히 멋지다고, 인생사 새옹지마인데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불행해지기 전에 즐기라고.
지금보다 돈이 더 필요해지면 n잡도 할 거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건강에 위협이 있으면 다이어트 할 거다. 글 쓸 때 쓰고 싶은 단어 쓸 거다 그렇지만 내가 이해하는 뜻을 가진 단어로 쓸 거다. 내 뼈는 통뼈라 아직까지 깁스 한 번밖에 안 했다. 아빠 닮아서 통뼈인데 물려주셔서 대부분의 순간 감사하다.
삶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으니까, 특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각자 편안하게 추구하는 삶을 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