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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Feb 06. 2021

고작 혼자 결정하는 것

17화#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해야 했고 결정을 해야 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결정해야 했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까 고민이 있으면 우선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의지하는 의지할만한 이에게 나의 결정을 위임한다. 결정으로 인한 책임은 내가 진다.

아마도 결정의 위임은 탓을 돌리고 싶어서 일 것이다. 잘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대신 결정을 한 누군가의 탓이겠지 어릴 적엔 주로 부모에게 결정을 위임했다. 종종 부모를 탓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애인이나 친구들에게 결정을 위임했다. 물론 책임은 내가 졌지만 그에 따른 원망이 함께했다.


자신의 삶 하나를 꾸리고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나의 위임이 그들에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나의 원망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이제는 정신승리는 하고 싶지 않다. 선택의 결과가 좋으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선택의 결과가 나쁘면 다음번의 결정에 경우의 수를 더 만들어본다.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내가 온전히 혼자 결정하는 것은 오늘 하루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을지 고작 이 정도이다. 하지만 고작 혼자 한 결정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만들어 갈 것 같다.


어떤 결정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사소한 것부터 혼자 결정하고 싶다. 언젠가의 그날 했던 수많은 결정이 달랐다면 지금의 나는 조금은 더 달라져 있었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기로 한다.

이것 또한 미련이겠지만 여유로워지고 싶은 오늘은 미련을 대충 넘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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