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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Mar 08. 2021

보통의 회피

19화#

나는 회피형의 사람이다. 꾀를 부려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않는 특히나 질 나쁜 회피형이다.


온전히 인정하면 나쁨을 안정하는 것 같아 보통의 책임을 회피한다.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들여야 하는 마음을 아끼고 굳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모른척한다. 좋은 일이던 힘든 일이던 함께 하자고 약속해놓고도 그것이 버거워 모른척한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닌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아니면 모른척해 버린다 아니 도움을 요청해도 귀찮은 기색이 가득했고, 짜증 더했다.


가까운 사이의 감정 골이 깊어가고 상처가 곪는지도 모르다 터진 후에야 앗차 싶다. 


살뜰히 살피고 보살피지 않아도 그들은 언제나 내 곁에 존재했으므로 나는 안일해져 버렸다.


사회에서의 타인들은 나의 꾀부림을 이해할 마음이 없다.


냉정하게 평가하며 언제든 떠나갈 것을 알기에 소중한 이들에게 회피하며 아낀 감정 덜 가까운 이들에게 주었다.  혼자서 마구 퍼부어 놓고 감정이 되돌아오지 않아 실망했고 감정이 소진되었다는 핑계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투정을 부렸다.


이상한 일을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할 여유도 없이 정말 이상해 진 것이다.


밥은 먹었는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소한 질문들을 왜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지 않았던 걸까


가깝지 않은 타인의 식사를 챙기고, 마음을 챙기는 동안 가까운 타인을 왜 더 이상 챙기지 않게 된 걸 


있을 때 잘하란 말 이래서 있는 거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살피고, 밥은 먹었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 즐거운 일이 있었는지 묻는 사람이려한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도 살피는 일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마음을 헤어라는 일을 말이다.


마음이 큰 사람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감정이 적다. 그러니 가깝지 않은 타인에게로 향했던 관심을 대충 해보려 한다. 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일들을 대충 흘리기로  한다.


사소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고 더 이상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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