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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Aug 02. 2021

중요함 속에서도 순위를 정한다

#5

시간은 한하지 않고,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중요한 것을 정하고 그 안에서도 순위를 정해놓는 계기는 단순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평일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주말은 침대에 누워 늘어지게 시간을 보낸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밥도 먹고 tv를 보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잠을 자는 것도 아니었다. 가장 많은 시간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 탓에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유독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굉장히 길다. 통화를 하기도 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sns를 구경하고 영상을 보며 다양한 것을 하지만 구부정하게 누워 작은 화면을 보는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것에 만족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난 그런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되었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주말에는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일들이 언제나 느지막이 생각난다.


'나 왜 이렇게 한심하지'


아마도 정신없이 바쁜 매일을 보낸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사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 나는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계획해 놓은 것이 잔뜩이었지만 이 가운데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 것은 없었다. 한해의 절반이 훌쩍 지났고, 이러다간 이번해도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것 같아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며 문득 시간의 유한함을 깨닫는 순간은 두려웠다. 타인의 한심한 시선보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은 참 잔인한 일이다.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나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생각해 본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들 중 중요한 것들이 많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한다. 먹고살기 위해 근로활동을 해야 한다. 자기 계발도 해야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삶 속에서 나를 좀 더 개발시켜야 꾸준히 먹고살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과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하루에 다 할 수 있나. 무리일 것 같다. 중요한 것 중에서도 순위를 정한다. 중요함의 순위에 따라 일주일 동안 몇 번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본다. 요즘 내 생활패턴에 따라 정해야 해 나가는 것이 덜 어렵다.


매년 버킷리스트에는 운동이 포함된다. 매년 다짐하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운동이었다. 내 삶의 가장 중요한 1순위는 건강이었다. 건강해야 일도 하고, 놀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운동을 해야 한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운동을 한다. 집에서 가까운 헬스장에 등록을 했고 다니기 시작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는 가볍게 실내 자전거를 타고 땀을 흘린 뒤 밥을 먹는다. 밥을 먹은 뒤에는 영양제도 잊지 않고 챙긴다. 이후에는 돈벌이를 위한 일들을 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자격증 시험을 위해 문제도 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들은 상황에 따라 하루의 일정을 정한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오전에 한다. 자격증 시험이 몇 주 남지 않아 공부하는 시간을 길게 잡았다. 이 외에는 순위에 따라 횟수를 정하고 시간대를 정해하고 있다. 물론 하지 않는 날도 있다. 상황에 따라 변동사항은 있지만 그래도 전보다 훨씬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순간보다 잘했다고 다독이는 일들이 많아졌다.  


생각하지 않으면 계획하지 않으면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의 시간들이 쌓여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의 내가 이전의 나보다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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