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해지기 위한 시간들

멈춘다고 죽지는 않던데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글을 쓰지 않았다.

이상했다. 힘듦의 감정을 글로 풀어냈던 나인데 힘듦의 강도가 높아지니 글을 쓸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요 근래 나는 힘듦을 견디며, 힘듦이 무뎌지기를 바라며, 시간이 빠르게 흐르길 희망했다. 주변 사람들의 챙김을 받으면서도 나는 사무친 고독이란 감정을 느꼈다.

왜일까

주변 사람들의 따듯한 감정이 전달되지 않았던 것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내가 원하는 관심과 감정이 과한 것이다.

누군가가 나의 힘듦을 대신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나는 그들을 의지하려 했던 것 같다.

자꾸만 의지할 누군가를 찾는다.

정작 이 시간들을 견뎌야 하는 것은 오롯이 나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틀린 답을 찾는다. 답이 아닌 것들을 하려니 감정의 나이 짐이 더딘 것이었다.

내가 나를 의지해야 하는 것이 가장 정답인 것 같은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의 실패가 나를 더욱 고립시켰다.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다. 하지만 가장 좋아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나와 가장 친해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나와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힘든 순간 나를 가장 의지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를 위한 것들을 해나가고 있다. 직장을 잃었고 , 급하게 체중은 늘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많은 것을 잃은 나는 초라했고, 슬펐다. 화장기 없는 내 얼굴과 야식에 과식으로 인해 찐 살들이 싫었다. 거울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나를 좋아하기 위해, 아끼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떡볶이와 라면보다 나를 더 좋아하기 위해 늦은 시간에는 그 음식을 먹지 않는 중이다.

식욕을 참는 것이 힘들지만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 있었다.

작은 것부터 나를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이 쉽지 않은 성격이기에 나와 친해지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천천히 나를 돌보고 소중히 하며 깊게 친해질 생각이다.

나는 무언의 계기로 인해 나와 친해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읽을 누군가는 자신과 가장 친한 사람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자신을 가장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면 좋겠다. 힘든 순간에도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길, 자신과 가장 친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