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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Sep 14. 2021

누구의 잘못이 더 컸을까

멈춘다고 죽지는 않던데


문득 누군가의 말이 생각났다.


누군가의 말에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한동안 정적이 흘렀던 것도 생각이 났다.


"나는 험담을 하는 것보다 말을 옮기는 게 더 나쁜 것 같아."


"... 아..."


짜증이 잔뜩 나 있던 누군가의 표정도 생각이 난다.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란 것을 나는 알아챘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놀라웠고 대답이 도무지 나오지 않아 멋쩍게 웃었지만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한참 선배였던 누군가에게 반박을 하기에는 앞으로 험담의 주인공의 내가 될 것 같아 비겁하게 입을 닫아버렸다.


누군가는 습관적으로 타인의 험담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것이 당사자의 귀까지 전해져 화가 난 당사자의 싫은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당사자에게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반박할 수 없는 명백한 잘못에 부끄러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분노의 화살 자신의 말을 전한 다른 누군가로 향해 버렸다.



험담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인데,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입에서도 나오는 말이었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기에 험담을 할 때는 서로 무언의 비밀유지를 다짐한다.



오랜 시간 고민했다.


'험담을 한 사람의 잘못이 더 큰가'

'그 말을 옮긴 사람의 잘못이 큰가 '


단지 인간으로서의 나는 험담을 한 사람이 더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사회의 일원으로 어른인 나는 말을 옮긴 사람이 더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문득 생각난 그날의 기억으로 인해 다시금 고민이 되었지만 그냥 둘 다 좋지 않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똑같이 잘못된 것이다.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더 이상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어른이 돼가는 것 같아 싫어져 조금 더 바르고 도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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