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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Oct 31. 2021

걱정하지 않으려는 노력

멈춘다고 죽지는 않던데

걱정이 많은 사람은 노력으로 걱정을 줄일 수 있을까?


기질적으로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소심하고,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


나는 언제나 걱정이 앞서는 순간이 많다. 막상 닥치지 않은 사건을 미리 걱정해 불안했고, 무서워했다.


걱정이 많은 성격에도 장단점은 있다.


걱정이 많은 탓에 많은 것을 미리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최악의 상황에 닥치지 않기를 준비한다. 아마도 내가 경험한 순간들은 섣부른 걱정 덕에 미미한 타격 정도로 지나간 순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단점이라 하면 스트레스가 많고 빠르게 지쳐버린다는 것이다. 걱정을 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생각만으로 지칠 수 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와 이런저런 사소한 걱정들을 이야기하며 감정을 소비하는 날들이 많다.


그러다 친구에게 친구의 동생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걱정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봐 "


어안이 벙벙했다.


'노력으로 걱정을 줄일 수 있는 걸까?'


나는 덤덤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같은 상황에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나와는 달리 덤덤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 덤덤한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사람일 것이라 짐작했다.


과연 다른 사람인 걸까?


그들은 걱정과 불안을 느끼지 않는 걸까?


그들 역시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느냐 표현하지 않느냐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걱정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때가 있다. 타고난 기질을 바꿀 수는 없으니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답이 없는 일에는 생각을 길게 이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가만히 있으면 생각의 꼬리물기를 끊을 수가 없어 행동을 바꿔버린다. 씻는다던가 밖으로 나가버린다. 산책을 하고 카페에서 차 한잔을 하시기도 한다. 그래도 안되면 드라마를 보고 책을 읽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시도한다.


답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기가 귀찮아서 미루는 것에는 그냥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어쭙잖게 미적거리며 걱정하기보다는 그것에 집중 최선을 다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귀찮은 건 잠시지만 걱정은 길게 이어져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다.


나는 걱정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걱정에서 벗어나려, 불안을 떨치려 무언가를 해야 할 때 타인은 무엇을 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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