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말과 단어들은 나이고 내 세계이다.
내가 내뱉는 말과 단어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가끔 자신이 하는 말과 단어에 대한 의미를 알고 하는 말인지 의심이 들게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을 보게 되니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라는 말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어떤 말은 지울 수 없는 생체기를 남길 수도 있다. 말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건 좋은 말만 해야 해라는 결심은 아니다. 내가 생각은 바 혹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다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것에 가깝다.
근래에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사람 간의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보다 잘 살아가는 사람이라 여겨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나와 자주 교류 하는 사람들이다. 자주 교류하게 되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생의 전반적 만족도를 높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인간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중 하나는 대화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서로를 인정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모두가 다 다른 형태를 띠고 있는 인간적 특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을 쉽게 생각하면 나는 '네모'이고, 너는 '세모'구나라는 생각인 것이다. 지금 하는 말들은 물론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내야 한다는 결심도 아니다. 그건 불가능의 가까운 일이다. 일말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싶은 것이다.
대화의 중요성을 알고 나니 그다음은 타인의 입장을 공감하는 것이다. 사실은 나는 타인이 될 수 없고 타인도 내가 될 수 없으며, 우린 어떤 사람의 삶도 대신 살 수 없다. 하지만 '나였다면..'이라는 가정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가정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다음은 내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말을 전달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내 생각이 옳다는 뉘앙스를 가지지 않은 채 편견을 띠지 않고, 그리고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은 제거 한 채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이건 단어를 고르고 고르는 일인 것이다. 이 일은 즐겁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깎아내리려 하지 않고 비약하지 않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다.
어쩌면 이런 대화들은 하나의 세계를 공고히 하는데 서로 이바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발 담그고 사는 것이기에 이왕이면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며 신뢰라는 무게를 지니고 믿음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일은 점점 나에겐 위대한 일 되고 있다. 삭막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일말의 일상의 다정함을 기대하며 살고 때론 다정을 건네고 받으며 산다. 그리고 조금씩 쌓이는 이런 다정함들이 내 세계를 더 단단하게 한다. 그래서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좀 더 자주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