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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 Apr 20. 2018

친구의 다정한 집들이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

ⓒ남이 all rights reserved.


얼마 전 친구가 자취집을 이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모여 집들이를 갔다. 집에서 기본 두 시간은 걸리는 먼 곳이라 왔다 갔다 할 시간이 애매하다고 얘기하다가 결국 친구 집에서 1박을 하기로 결론이 났다.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는 건 대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라 뭔가 설레기까지 했다. 집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집으로 들어가 같이 실컷 웃으며 예능프로그램도 봤다. 잘 준비를 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의 대화 주제도 바뀌어가는 게 참 재미있다. 고등학생 때는 성적과 대학, 대학생 때는 취업, 지금은 직장, 그리고 결혼에 대한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고등학생 때만 해도 27살이라고 하면 엄청 성숙한 '어른'처럼 느껴졌다. 이 나이에는 모든 걸 잘 알고, 능숙하게 일을 해나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나니 주변 환경이 바뀐 것 외에는 나 자신이 크게 변했다는 느낌은 없다. 여전히 고민이 많고, 새로운 일을 할 때는 헤매기도 하고, 내가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아마 이건 5년 뒤여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때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많이 이룬 후였으면 좋겠다.


다음날 아침, 친구가 집들이를 온 우리들에게 요리를 해주었다. '감바스'라는 스페인 새우요리인데 만들면서 계속 걱정하더니만 결과물은 아주 훌륭했다. 처음 먹어보는 요리였는데 크로와상과 함께 먹으니 굉장히 맛있었다. 무엇보다 맛을 떠나서 아침부터 우리들을 위해 요리를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평소에는 아침식사 자체를 잘 안 하는 편이라 친구 덕에 오랜만에 든든한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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