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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미스 Feb 08. 2017

인생의 즐거움, 의미 없는 어떤 것에 이름 붙이기


적극적인 사람은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의 즐거움이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며 의미 없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일과 비슷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사물은 제자리를 찾습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남녀가 사랑을 하는 그 순간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존재로 변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인생의 즐거움 또한 마찬가지라
소중하지 않은 어떤 것,
의미 없는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는 일입니다.

정목 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느리지 않다> 중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정말로 그랬던 것 같다. 김춘수 시인이 '꽃'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했던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가 세상에 전부가 되었던 순간이 있었다.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이름)를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그것들이 내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어린 시절 작은 인형이나 장난감 로봇같이. 그래서 어떤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컴퓨터나 자동차 같은 물건에 이름을 붙이고, 사랑하는 연인끼리 자신만의 호칭을 만들어 붙이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진짜 내게 크고 의미 있는 일로 다가오니까.


행복을 찾는 일도 이와 비슷한가 보다. 작고 사소한 일. 의미 없는 일에 이름 붙이기. 나는 그때그때 정리를 잘하지 못하여 방을 더럽히는 일이 자주 발행하는데 주말 전 매주 수요일 간단한 청소를 하는 날에 '수요 청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고 나니 수요일에 청소를 하는 일에 게을러질 수 없다. 가끔 공원을 산책하는 날에는 이를 '공원 여행'이라 부르는 데 이 또한 작고 사소한 일일 뿐인데 대단하고 신나는 일이 되어버린다. 


주위에 같은 일에도 유독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신기할 때가 있었는데 어쩌면 그들은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름 붙이기를 잘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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