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대한 입장 없이는 탄핵에 대한 입장도 없다

by 남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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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의 핵심은 명백하다.


계엄선포권은 행사되었음이 명백하고 그 뒤 병력 배치 등도 이루어졌다.


계엄은 검토ㆍ실행 모두 된 것이고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점을 인정하고도 탄핵에 반대한다면 감정적으로 어떻게든 진영을 지켜야 하니 비논리적 주장을 하는 것이고 계엄 자체에 대해 실효ㆍ실존을 부정하는 건 아예 성립불가능한 주장이다.


계엄에 대한 입장 정리 없이는 탄핵에 대한 입장이 있을 수 없고 국민에게 할 말이 말 그대로 없으므로 정국 수습도 불가능하다.


계엄은 검토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실행되었으며, 이는 민주주의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중대한 위헌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당시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했고, 이후에도 책임 있는 해명이나 입장 정리를 회피해왔다.


최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 반대 당론은 무효로 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당 내부에선 진일보한 태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탄핵 반대가 곧 계엄 옹호는 아니다”라는 선을 그으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이는 논리적 모순에 불과하다.

계엄은 단순한 시나리오 검토가 아니었다.


실제로 계엄 선포가 이루어졌고, 병력 이동과 배치, 통신 통제 등 실질적인 준비가 진행되었다.


다시 말해, 헌법과 법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가 구조화되어 작동된 것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탄핵을 반대한다는 것은, 결국 그 행위를 묵인하거나 정당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계엄에 대한 명확한 판단 없이 탄핵에 대한 입장을 논하는 것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용태 위원장의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과 균열을 고려한 정치적 절충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공학이 아니다.


계엄령이라는 중대 사태를 직시하고, 그것이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에 반하는 것이었음을 국민 앞에 분명히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적 책임의 출발점이다.


문제를 직시하고 국민에게 납득과 이해가 되도록 어떤 자세와 언행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은 계속 국민의힘을 버릴 것이다.


정치인이란, 내부 단결을 위해 진실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정국 수습이란, 국민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고 책임을 분명히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계엄의 실존을 외면하고, 탄핵을 부정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정당은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계엄에 대한 입장 정리, 탄핵에 대한 책임 있는 반성,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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