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사법개혁 논의에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by 남재준

준사법기관들을 자꾸 '견제'의 논리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조국이 교수 시절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고 대개 법조계에서 검찰개혁을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본래 검찰은 '인권 옹호 기관'이고 경찰은 '국가ㆍ민중의 지팡이'이다.

경찰은 치안이라는 국가의 포괄적 기능의 일부로서 직접적으로 강하게 정부조직 내의 통제를 받지만, 검찰은 개별 기관으로서의 검사의 권한(영장청구권)을 헌법 사항으로 규정한다.

검찰의 독립성은 국가의 일방적 고권으로서의 수사의 결과의 연장선상으로서의 공소제기 여부를 별도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물론 이에 대한 무조건적 신임이 일정 부분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비판적 의문으로 이어진 것도 맞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견제의 논리'가 작동하고 또 한편으로는 검찰의 현대화 작업도 나름대로 이루어져 오지 않았는가 싶다.

특히나 문재인 정부 때의 검경 수사권 조정 대타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는 형사절차 운용 체계의 중대 지각 변동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수사ㆍ기소 간 순연 문제나 공수처의 실제적 기능 부진 문제 등 여러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났다.

검찰의 정치적 부상은 엄밀히 말해 윤석열 본인의 야망과 국민의 부름이 결합된 일이었다.

이 정치현상이 검찰제도의 개편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문화의 문제를 제도의 문제로 덮으려다가 또 다른 폐단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이다.

중수청을 또 만들겠다는 것은 다시금 형사절차와 수사ㆍ기소 업무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검찰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문제라면, 경찰은 완전히 자치분권하는 경우 토호와의 유착이라던가 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준사법기관을 늘린다고 해서 기능상 분리된 행정기관들이 특별히 상호 견제가 된다는 식의 논리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현재의 검찰ㆍ경찰ㆍ공수처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필요하다면 특수ㆍ공공 수사 기능을 공수처로 이관한다던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더는 준사법개혁을 가지고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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