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화보다 악마화한다는 생각이 문제다

by 남재준

이재명 대통령을 악마화하려는 음모론보다 그 악마화를 과대평가하는 음모론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출세한 이후에는 비주류였던 경험은 있어도 약자였던 경험은 없었다.

비주류는 곧 약자인 건 아니다.

친노ㆍ친문이 주류였을 때, 그것도 한창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 하에 그 후광 마케팅으로 치러졌던 2018년 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는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주류 핵심이었던 전해철 의원을 꺾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계속해서 구주류의 안배를 받았고, 여론 지형이 특별히 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간 적은 없었다.

이 점은 조국과의 차이이기도 하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그 사건 중 일부는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수사가 시작되었었다.

대장동 사건은 이미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부터 나온 얘기였으니까.

당시 소위 '언플'이 시작되기 전에 그 건을 접한 이낙연의 반응을 두고 이재명을 모해했다고 보는 의혹도 있지만, 사실 그 반대로 행동하는 것도 이상했다.

즉 구태여 언론이나 검찰에 알리지 말라고 지시하는 건 그 자체로 부적절했다.

물론 뒤의 정황을 보면 윤석열 정부 때는 작정하고 이재명을 어떻게든 잡아 넣으려고 한 측면이 일부 있기는 한 것 같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달리 민주당은 훨씬 실질적인 지지 여론과 무엇보다 압도적인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검찰이 과잉되게 나올수록 그 힘을 상황을 봐 가며 적절히 쓰면서 차분하게 변론하는 것이 이재명을 위한 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이 판단하기 전에 스스로 사안을 과잉 감정ㆍ정치화시켰다.

결국 이재명은 실제로는 단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되 노무현보다는 훨씬 강력한 배경이 내내 있었기 때문에 '억울한 소수'는 처음부터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이재명이 악마화되었다는 말은 최소한 충분히 많은 국민들이 그를 조국처럼 보아야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후 맥락을 고려할 때, 그가 대통령에 당선까지 되었다는 것은 악마화라는 것이 원래 그를 싫어하던 절반 정도를 제외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본다.

그가 습격을 당하는 등 노골적인 혐오를 받는 이유는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유사하게 그가 인기가 많은 만큼 안티도 더 극단적인 강력한 카리스마ㆍ포퓰리즘ㆍ이념형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정치인으로서의 이재명이 가진 아이덴티티의 업보라는 뜻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책도 권위도 없는 대통령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