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사법부 독립 침해와 '대놓고' 내로남불

by 남재준

특정 정치인에 관한 개별적 판결, 그것도 이제는 현직 대통령인 정치인에 관한 판결을 정치적으로 문제 삼아 사실상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청문회까지 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우선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라 보장되어야 할 사법부의 독립은 매우 섬세하게 지켜져야 한다.


헌법 제103조에 각별히 사법부의 독립을 규정한 취지 중 하나도 이러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입법부인 국회가 비록 국민의 대표라 하더라도, 사법부에 대한 견제는 사법부의 독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판례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이에 대해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판결의 축적을 통해 법원이라는 국가기관에서 취해 온 법해석에 대한 입장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판결에 문제가 있다면, 여기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자칫 그 판결을 한 판사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 될 수 있고 이는 사법부 독립의 침해가 될 소지가 상당하다.


물론 아예 원천적으로 그럴 수 없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은 맞다.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특정 판결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판결을 어떤 맥락 하에서 비판할 수 있다.


또 법원 내부의 자성을 촉구하거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장 청문회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허위사실공표죄 판결과 관련하여 맥락상 석연치 않은 신속함을 보였고 이것이 다른 의견을 가진 대법관들 입장에서도 우려를 가져오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 그 판결이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해당 사건은 뒤집힐 가능성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파기환송심에 아직 머물러 있다.


대법원의 구성이 조희대 대법원장 혼자서 독단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조희대 대법원장의 결정이 심대한 문제가 되었고 이것이 달리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었다면, 다른 대법관들이나 판사들도 어떻게든 의사 표명을 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애초에 대법관들이야 지위상 그렇다 치고 법관 전체적으로 볼 때 그런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에선 그것도 법관들이 한통속이고 기득권이라 그렇다고 치부하겠으나, 그래도 법원은 비교적 개별적인 의견의 독립이 지켜지는 편에 속한다고 알고 있다.


물론 법원의 특성상 고도로 안정 지향적인 것은 사실이나, 국회에서 별도로 청문회까지 열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다면 법관들도 가만히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청문회는 실질적으로 대법원장의 탄핵소추까지 갈 용기는 없고 대법원장에게 분풀이는 하고 싶은 민주당이 전초적 성격으로 연 것이다.


어쩌면 탄핵소추에 대한 간접적 압박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청문회는 사법부 독립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더구나 이재명 대통령의 허위사실공표죄 판결에서 ‘허위사실공표죄 규정의 적용’에 대해 묻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이재명을 겨냥한 판결인지’ 묻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도 청문회의 정당성이 없음을 방증한다.


이는 정당한 명분이라 보기 어렵다.


민주당에선 역으로 이는 판결 자체의 법리에 대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되었는지를 추궁하는 것이므로 사법부 독립 침해로 볼 수 없다 하겠으나, 사법부 독립이란 결국 정치적 차원과 사법적 차원이 결부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해당 청문회는 사법부 독립 침해의 소지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청문회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정작 자신들 편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은 이유도 말하지 않으면서 국정감사 불출석을 허용한다.


같은 정당이나 진영 소속이라 하더라도 공무(公務)에선 사적인 사정을 보아주지 않는 것이 기본 윤리인데, 즉 민주당 내에서라도 대통령비서실에 소속된 특정 공무원의 사정을 소명 없이 봐주는 것은 문제가 되는데 하물며 국회와 국가 전체의 차원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설령 추후에 이 ‘사정’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사정을 말하지 않고 불출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민주당은 이제 ‘자기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편들기와 편의 봐주기에 여념이 없어진 상황이다.


민주당이 공당(公黨)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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