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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책임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

by 남재준

나는 86세대가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본다.


정확히는 86세대를 대상으로 비판을 하는 것이 정치적 프레이밍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86세대가 60년대생 전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하 내용의 출처는 신동아, 한국경제 등 각종 언론이다.


현재 민주당의 지지 주축이 86세대와 4050(70년대생~80년대생)인데, 이 사람들은 민주당 내 자정 작용이나 정치인/정당에 건강한 거리를 두는 등의 성숙한 시민 의식을 퇴보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민주당의 현재 흐름을 최소한 추인한 주축이 된 세대니까.


이건 단순한 세대 담론이 아니다.


86세대는 60년대생 중 잘해야 1/3 정도 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일례로 1985년(66/67년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17.8%였다.


그 시절에 전공을 막론하고 펼쳐진 운동권적 흐름의 주역이 된 사람들은 60년대생 중 극히 일부이다.


그러나 이 사람들 중 중핵에 있는 사람들은 결국 정치권 등 사회 지도층이 되었고, 그들 중 상당수도 사회 각계의 중견급이 된 상황이다.


그리고 80년대생들은 70% 이상의 대학진학률을 보였는데, 70년대생의 대학진학률 자료는 분명히 나와 있지 않지만 갑자기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대강 40-50%대 정도는 될 거라고 추정한다.


현재 60대 전체를 놓고 보면, 대선에서 보수-진보가 팽팽히 갈리거나 보수가 약우세인 모습이 많다.


4050에서는 확실히 민주당이 우위이기 때문에, 이 세대가 현재의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책임은 주권자도 피해 갈 수 없으며, 오히려 그러한 정치인들을 사전에 견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열렬히 추종한 국민들은 엄중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물론 상당수 4050은 보수 성향이거나 무정치/비정치 유권자일 것이고, 60대 중 대다수는 일단 대학부터 상관이 없기 때문에 86세대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86세대라는 개념에서 중요한 건 80년대 학번이라는 점이다.


사실 개발-군사 독재 시절에 어지간히 강한 지적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지배적 패러다임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지적 흐름은 대학에서 보통 만들어지므로, 대학 출신자들은 사회적으로 가지는 권력과 그에 따르는 책임이 크다.


비(非)86 60년대생들은 86세대와는 구분해서 보라는 점이 핵심이다.


그리고 4050이라고 지칭하더라도, 그들을 민주당을 비판할 때 함께 놓는 것은 결국 그들 전체가 아니라 당연히 민주당 지지층을 놓고 하는 말이다.


더구나 이 4050 세대는 민주화가 이루어진 직후나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성인이 되었다.


최소한 독재 시절만큼 강한 문화적 강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독재 시절의 영향권을 걷어내려는 활발한 움직임들이 있었던 시기이다.


따라서 그들의 정치적 선택에는 시대적 배경에 책임을 전가할 여지가 거의 없다.


즉 그들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이고 그들 스스로가 비판이나 문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민주당의 폭주에 동참하거나 지지하거나 방임한 86세대와 4050은 명확히 책임을 피해 갈 수 없으며, 앞으로 이 사람들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405060은 경험, 지식, 권력, 지위 등 어느 면에서나 그리고 어느 사회에서나 사회 지도층이 되는 세대이다.


2030은 아직 그럴만한 힘도 경험도 지식도 권력도 없고, 7080+는 시니어 세대로서 주도권을 이미 넘긴 세대이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가 없고 유의미한 반론을 제기하기도 힘든 것이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405060 안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흐름과는 다른 흐름들이 출현하고 부상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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