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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Mark Carney)가 마음에 드는 이유

by 남재준

Who is Liberal leader Mark Carney, Canada's new prime minister?


최근 내가 가장 공감하고 있는 현직 정치인 중 하나는 마크 카니(Mark Carney, 1965-) 캐나다 총리이다.


예전부터 책에서 보아 알고는 있는 사람이었지만 정치인으로서 나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러 호재(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1번째 주’ 발언 등으로 캐나다 국민들의 속을 제대로 긁으면서)가 겹치면서 트뤼도 정부 약 10년간의 피로 때문에 패배할 것 같았던 자유당의 4연승을 이루어냈다. (소수정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쥐스탱 트뤼도와 상당 부분 이념적 스펙트럼이 겹치지만 빌 클린턴에 대해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현란하고 이미지 중심 리더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마크 카니는 이에 대비되어 조용하고 실용적인 리더십을 구사하므로 트뤼도 시절의 정신없음을 수습할 수 있는 좋은 리더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의외였지만 그가 자유당 대표에 당선되었을 때 잘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정책적 전문성이 가장 마음에 드는 요인이다.


카니는 심화하는 부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우려 의사를 표명한 적이 있다.


사회가 금전적 가치를 인간적 가치보다 중히 여기고 시장경제(Market Economy)로부터 시장사회(Market Society)로 나아가고 있음에 대한 언급도 했다. (이 발언은 특히 공감하고 마음에 든다.)


이러한 시각은 그가 중앙은행 총재를 지낼 때 고금리 정책을 펴면 가계와 기업에 대한 무거운 부담이 지워지는 것을 상당히 많이 의식한 근거가 된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총리 취임 후에는 트뤼도 정부의 자본이득세 인상 철회, 중산층 감세, 예산개혁, 소비자 대상 연료부과금 폐지 등을 추진하였다.


대외적으로는 국방지출을 증가시키고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미국에 보복 관세 부과를 추진하였다.


종합적으로는 중도주의자로서 자유당 내 Blue Grits 계파에 속한다고 하는데, 이 계파의 별칭은 Blue Liberal, Business Liberal이다.


쉽게 말하면 사회자유주의(Social Liberalism)를 중심으로 하는 빅 텐트 자유주의 정당인 캐나다 자유당 내 우파(보수자유주의 Conservative Liberalism으로도 볼 수 있다)가 된다.


그는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경제학자, 금융인(골드만 삭스)으로서 일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영란은행과 캐나다은행이라는 두 국가의 중앙은행의 총재를 모두 지냈다.


내가 기사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침체를 부양하기 위해 대체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나아가 선도적 지침(Forward Guidance) 즉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함으로써 시장의 미래 금리 수준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수단을 사용해 실업률이 7% 미만으로 하락하기 전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하여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하기도 하였다.


또한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도 시행했는데, 종합적으로 보면 포스트 금융위기 시대의 대침체(Great Recession) 기간에 영국과 캐나다의 통화정책 총책임자로서 경기부양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경제/금융 분야 기술관료라고 보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산업 등에의 투자와 대출을 확대하는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보통 중앙은행 총재들은 대중에의 노출이 많지 않은 편인데 카니는 상대적으로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했다고 한다.


2012년만 해도 그는 ‘서커스 광대가 될 생각이 없다’라며 정계 진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쥐스탱 트뤼도 정부 말기에 자유당(Liberal Party of Canada)의 경제정책 관련 특별 당직을 맡아보고 나아가 재무장관 물망에 오르다가 트뤼도가 사임하면서 불발되었다.


그런데 그 후에 치러진 자유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여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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