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하는 것일까

by 남재준

[- 윤석열 전 대통령 : "특검이 이 계엄이 실패한 거 아니냐 했는데, 성공이냐 실패를 가르려면 계엄의 목적이 있어야죠. 증인은 이 계엄의 목적이 뭐라 생각하는가? (생략) 여기에 대해서 실패냐 성공이냐 물어보면 이건 성공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실패라고 하려면 계엄의 목적이나 이런 거를 알아야 하는(데) 없었지 않나. 특검에서 아무리 뒤지고 수사해도, 정무계획이나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조사받은 것 없지 않나. (특검에서 뭔가) 들이대면서."

- 박안수 전 총장 : "네.“

_ 2025고합129 내란우두머리 등 공판 中, 공판기일 2025.12.22.(월)]


구체적인 것은 판결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고 이해한 사실관계에만 기초해 본다면 내란죄에 해당할 소지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내란죄 일반에 관하여


형법 제87조의 내란죄는 국가안보와 헌정질서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결과적으로 국가안보와 헌정질서가 침해받거나 구체적으로 그렇게 될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범죄 성립이 가능하다.


(*계엄의 '성패' 논쟁은 불필요하다

논리적으로 보면, 어떤 행위에 ‘성패’를 논하려면 그 기준으로서 ‘목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목적의 달성 여부는 쟁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목적(정확히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다는 점만 인정된다면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데 아무 상관이 없다.

형법 제87조의 문언을 보면 ‘국헌문란의 목적’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일 뿐 결과적으로 실제 국헌문란이 달성되었을 것을 요구하는 객관적 구성요건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내란죄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제시되는 두 가지 경우의 수인 ‘국가권력의 배제’와 ‘국헌문란’은 목적의 내용일 뿐 그러한 결과의 실현을 요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비상계엄선포의 목적만 논하면 되는 것이지 비상계엄 목적의 성패에 관하여서는 논의의 실익이 없다.)


본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은 ‘폭동’으로서 거동범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법조와 판례를 종합해서 보면 본죄는 일반범 다시 말해 그 행위의 주체는 특정한 신분을 가질 필요가 없는 죄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도 내란죄의 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이하 인용 판결은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본죄의 미수범(형법 제89조)과 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음모/선전/선동한 자(형법 제90조 제1항/제2항)도 처벌한다. 국헌문란의 정의(형법 제91조)를 규정한 조문도 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 행위는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명백하게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러하지 아니한 이상 그 계엄선포의 요건 구비 여부나 선포의 당·부당을 판단할 권한이 사법부에는 없다고 할 것이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 (대법원 1997.4.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내란 목적 살인죄(형법 제88조)도 있는데, 판례(이하에서 계속 이것을 인용한다. 대법원 1997.4.17. 선고 96도3376판결.)에 따르면, 만약 살인이 내란에 수반되어 행해지는 경우에는 형법 제87조 제2호(‘살상’)에 해당하고, 조문상 내란죄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가 되는 ‘국가권력의 배제’ 또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지고 폭동에 수반되지 않는 살인만 행해지는 경우(나도 정확히 단정하긴 어렵지만, 예를 들어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기 위하여 단독으로 대통령을 암살했지만 내란으로서의 폭동은 없었던 경우’와 같은 것이 아닐지?)에는 형법 제88조를 적용한다.


내란죄의 규정 체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두머리(제1호)/모의에의 참여자, 지휘자, 그 외 중요 임무 종사자(제2호)/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제2호)/부화수행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제3호)로 나누어 처벌하며 이로 보아 필요적 공범이며 그중에서도 집합범으로 볼 수 있다(‘우두머리’, ‘모의’, ‘부화수행’ 등을 보면, 단독범이라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형법 제87조 규정을 보면 내란죄에 관한 일반 규정에 국한해서 볼 때, 필요적 공범으로서의 집합범을 전제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 반드시 공동정범이라고는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필수적으로 각호별로 나누어 처벌해야 하는데 각호의 구분 그 자체 사이에서는 공동정범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실제 사건에서 우두머리와 중요 임무 종사자가 서로 구분된다고 전제할 때, 규정상 양자는 아예 규정을 분리해 놓고 있고 처벌 수위가 다르므로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애매하다. 사실 어차피 규정 체계 자체가 반드시 각호를 구분해서 처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내란죄 일반이 공동정범인지 판단하는 건 논의의 실익이 없을 것 같다.


형법 제87조 각호에서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여러 사람인 경우 그들은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서 형법 제87조 각호의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두머리가 둘이라고 할 때는 두 사람은 공동정범이라고 볼 수 있고, 따라서 형법 제30조에 근거해서 형법 제87조 제1호의 공동정범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결국 내란죄 일반으로 보면 필요적 공범으로서의 집합범 정도로 설명하고, 실질적인 각호까지 들어가면 더 구체적인 죄목 안에서 동일한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는 공동정범으로 보며, 폭동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방조 등을 한 경우 총칙상 공범 규정(제32조 등)이 적용된다고 이해하는 게 제일 맞을 듯하다.


2. 이 사안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행위 등이 내란죄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예컨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에서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가 있다고 하면, 그는 내란죄의 유죄자가 된다. 이때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함은 목적이 무엇인지와 폭동을 일으켰다는 점만 증명되면 그것의 달성 여부는 구성요건해당성 판단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헌문란의 목적 중 하나로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다(형법 제91조 제2호). 판례상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에는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실상 상당 기간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 중요한 것은 사실상 상당 기간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결과의 달성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결과를 의욕했다는 즉 목적으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국헌문란의 목적이라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담화문을 보면, 야당=국회=(종북) 반국가세력을 ‘일시에 척결’하겠다고 되어 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는 포고령에서 ‘국회의 활동을 금한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라고 명기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국회에 병력을 투입하여 포위하고 그 병력이 국회 경내로 진입하는 등의 행위들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한 행위가 비상계엄선포만이라고 하더라도, 그 직후의 박안수 사령관 명의의 계엄사령부 포고령과 뒤이은 실제 군의 행위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담화문에서 비상계엄선포의 취지와 구체적 목적을 구체화하고 뒷받침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대통령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 즉 외견상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행사 역시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내란죄 해당 여부에 대해 사법 심사가 가능하다. 위의 문단에 명시한 사실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그 국면에서 한 언행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것의 목적에 따라서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내란죄 해당 소지가 상당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와 그에 뒤이은 계엄사령부 포고령 및 국회에 투입된 군의 양태 등을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최소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하려고 했음이 명백하다. 그리고 계엄선포 직후에 설령 국회 본회의가 소집되어 계엄해제 의결에 이른 것을 보아 국회가 기능을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국회가 제대로 기능을 했는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하려고 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면 그러한 사정은 내란죄 해당 여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최소한 국회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하려고 비상계엄선포를 했으며, 따라서 이는 형법상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는 이상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나 확대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 그 자체가 범죄 여부에 해당하는지를 사법 심사할 수 있으므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행위는 내란죄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3. 이 사안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행위 등이 내란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한편 내란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으로서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두려움)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


사실관계를 보면, 계엄선포는 2024년 12월 3일 밤에 사실상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을 ‘기습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김용현 국방부장관 등 계엄 모의에 참여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당인 국민의힘 등 누구도 계엄을 선포할 낌새조차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을 놀라고 두렵게 할 생각이 없었다고 하지만, 당시 예술인들이 공연 일정을 중단하고 유튜브 등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던 사람들이 충격을 받는 장면이 있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많은 국민들의 혼란과 두려움의 의사 표현 등이 나타났다.


판례에 따르면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게 되므로,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측면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하여 선포된 비상계엄은 국지적 계엄에서 전국적 계엄으로 확대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전국적 계엄이었는데, 계엄이 국지에서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과 처음부터 전국적 차원에서 계엄이 선포된 것은 모두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계엄사령부 포고령에서는 정당 활동이나 집회/시위를 금하고 의료인들을 강제로 업무에 복귀시키려고 하는 등의 사실상의 명령 의사를 표하면서 ‘반국가’, ‘처단’ 등의 표현이 사용되었으며 이러한 내용은 계엄이 합헌적이고 적법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전국의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두려움과 소요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당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입장을 내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외견상 국회를 직접적인 유형력 등의 행사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그 자체로 국회와 국민(본래 협박죄(형법 제283조 제1항)의 객체는 ‘사람’ 즉 자연인이지만 이 경우의 협박은 좀 더 특수하게 해석되어야 한다)에게 외포심(두려움)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에도 해당한다. 그 정도는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를 훨씬 상회 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 계엄포고령과 관련하여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사령관의 포고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감독권자에 해당하므로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계엄법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전국을 계엄지역으로 하는 경우 대통령이 직접 계엄사령관을 지휘/감독한다. 계엄법 제9조 제1항에 의하면 비상계엄지역에서 계엄사령관은 군사상 필요할 때에는 체포·구금(拘禁)·압수·수색·거주·이전·언론·출판·집회·결사 또는 단체행동에 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계엄사령관은 그 조치내용을 미리 공고하여야 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선포권 행사에 기한 계엄사령관의 위헌/위법적 지휘/감독에 의한 위헌/위법적 제반 행위들이 내란죄에 해당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그 우두머리(형법 제87조 제1호)를 대통령으로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사안의 경우, 박안수 계엄사령관은 계엄법 제9조 제1항상 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며 근본적으로 이러한 행위의 근거가 된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선포를 한 윤석열 대통령 역시 지휘/감독권자로서 면책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와 계엄사령부의 계엄포고령 포고는 해악의 고지를 통해 국회와 국민에게 외포심을 생기게 하였고, 윤석열 대통령이 최종 지휘/감독권자로서 국회에의 유형력의 행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행위 등은 내란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협박과 폭행에 해당하므로 객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4. 결론


결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행위 등은 형법 제87조의 내란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충족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동법 제87조 제1호상의 우두머리로서 유죄라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5. 보론


a. 해당 비상계엄 등 행위가 단지 정치적 압박 등의 차원이지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문에서 언급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문과 그에 뒤이은 구체적인 포고령과 군의 움직임 등은 매우 일관적이고 상치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리라고 했든 하지 않았든 국회의 활동을 중지시키려는 의도가 대통령의 비상계엄담화문과 뒤이은 계엄사령부의 계엄포고령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으며, 구체적으로 군이 국회로 투입된 것이 그러한 의사와 다르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특히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한 것 등의 행위는 지휘권자가 국회 활동 중지를 의도했고 그러한 의도에 따라 군이 움직였다는 강한 방증의 하나이다.


또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이 중요한 이유는 판례에서 '영구적' 기능 정지 의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가 국회 해산이나 영구 정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경고와 질서 유지', 다시 말해 '최소한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이 자유롭고 국회의원들이 외포심을 가질 정도가 아닌 상황'이었다고는 할 수 없고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담화문이나 계엄사령부의 계엄포고령의 내용이 그러한 의미에서의 경고나 질서 유지 정도의 의도를 담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끌어내라'라는 구체적 지시가 있어야만 국회 기능 중지의 의도가 입증된다고 볼 수는 없다.


b. ‘상당 기간’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국회는 헌법 제77조 제5항과 계엄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계엄해제요구권이 있고, 그 전제에는 계엄으로 국회 기능을 정지할 수는 없음이 있어야 한다. 이는 합헌/적법한 계엄선포권 행사와 계엄법상 계엄사령관에게 부여되는 권한 등에 의해서도 원천적으로 국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단 한시라도' 계엄에 의거하여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국회의 활동을 정지시킬 수 없다. 그러니 '상당기간'의 해석에 관한 논의는 이 사안에서 실익이 없다. 이 사안의 경우, 국회 기능 정지 취지의 비상계엄선포담화문을 내고, 국회 활동을 정지하는 계엄포고령을 내고, 실제로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되어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사실상 통제했다. 이러한 일련의 양태는 명백하게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c. 폭동의 요건으로서의 위력의 정도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관하여


내란죄에서의 폭동의 내용이 되는 폭행과 협박은 유형력의 행사와 외포심을 들게 하는 위협이면 족한 최광의의 정의를 따른다. 그러니 실제 대규모 폭력, 유혈 등이 없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폭행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국회 봉쇄, 경찰의 접근 차단, 헬기 투입과 병력 배치 등의 사실관계는 모두 이를 뒷받침한다.


d. 대통령을 ‘우두머리’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지휘/결정 구조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이나 군 관계자들에게 계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당사자들이 매우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고, 사실상 형식에 그친 국무회의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얘기를 거의 듣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하고 김용현 국방부장관이나 계엄의 기획 등을 수행한 자들이 진정으로 실제 지휘/결정권을 가졌다고 하려면 그러한 주장을 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하는데 그렇게 볼만한 증거보다 최종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의사결정이었다고 볼 여지가 더 크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먼저 계엄을 제의했다손 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용현 장관이 실제 지휘자였다는 점을 입증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관련 제반 행위들의 최종 지휘자라는 점이 전제되어 있지 않으면 성립하기가 어려운데,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포고령을 검토하고 승인했고, 최소한 국회를 통제하라는 정도의 지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군통수권자로서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적으로 이 경우 비상계엄의 최종 책임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고 추정하는 것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추정하고 그에 대한 반증을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어느 쪽도 단정하지 않는 게 제일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형사재판이 개시된 후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그간의 언론 기사 및 증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추정하지 않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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