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lawtimes.co.kr/news/214476?fbclid=IwdGRjcAO82npjbGNrA7zabmV4dG4DYWVtAjExAHNydGMGYXBwX2lkDDM1MDY4NTUzMTcyOAABHuWB80B84uHDLYWHOJUEyFCm8NDVhnaeH-DODEmerbrUyaSYnTyVU6jFgUyM_aem_6lCpH3zOKV6R6gfWp9Fe7Q
["국가는 국민이 의혹을 갖는 일에 공식적 판단과 근거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인식된다"며 "합리성과 상당성을 결여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 설명했다면 섣불리 형사책임의 영역으로 끌고 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 사건에 관련하여 구체적인 것은 판결문을 제대로 살펴보아야 알 수 있겠지만, 정말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이 부분이다.
사법(司法)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법이란 법의 시각으로 세계를 본다기보다는, 세계를 법으로 번역하는 일에 가깝다고 본다.
원칙적으로 사법은 (정치처럼) 창의적이고 형성적인 판단을 하는 영역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실관계의 재구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떤 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를 전제하고 그 영역에서 움직인다.
이번 사건 판결을 두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각자의 정치적 세계관과 의도에 따라 마음대로 재단해서 법과 법원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이 사건의 판결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사건 담당 재판장이 지귀연 판사라는 점에 대해 민주당이 어떻게 생각할까 였다.
민주당은 그간 지귀연 판사에 대해 어떤 정황에 대한 의심만 가지고 피상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와 연계해 정당한 비판 수준이 아니라 거의 헌법과 자신들만의 정의를 명분 삼아 사법부를 무슨 악의 소굴처럼 취급해 왔다.
이 사건의 판결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예외적인 경우이다?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 사건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데?
아니면 정권이 이재명 정부이니 눈치를 보았다?
이미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붕괴 수순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말해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의 집권이 유력했을 때에도 지귀연 판사에 대해 민주당은 파상공세를 하고 있었고 지귀연 판사는 강하게 맞섰다.
민주당은 지귀연 판사 개인에 대한 흔들기로 장외 여론을 통해 인민 재판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고, 거기다 사법부 전체를 일반화하여 사법부의 신뢰 자체를 노골적으로 훼손하려 들었다.
민주당이 함부로 법이나 사법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떠드는 것은 의료에 대해 잘 모르면서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려고 들었던 윤석열 정권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이번 판결을 단지 자신들의 신원이 아니라 사법부에 대해 취해 온 그간의 태도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한편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법원이 제대로 알아주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기사를 보면, 재판부는 물리적/맥락적 인과와 정황 등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여 제시된 증거 등을 토대로 볼 때 그것이 충분히 공소사실을 '그랬다'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
적어도 유죄 판단으로 기울기 위한 입증이 상당히 전제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법은 판결의 법리 등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선언적 언명을 할 수는 있더라도 그것이 사법의 본령은 아니다.
그러니 법원이 정부의 잘못에 대한 심판이나 당사자의 신원 등을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을 비판하는 건 기본적으로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게다가 법원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단지 형사적 죄책을 지우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지.
정부가 설명책임(Accountability)을 그대로 졌다는 것과 실제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사실관계 안에서 이행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문재인 정부가 6시간 동안 고 이대준 씨의 구조를 해태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했던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