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장ㆍ복지보다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교육혁신이 중요한 사회적ㆍ경제적 양면의 복합적 이유

by 남재준

사교육은 공교육과 교육구조, 교육문화가 함께 유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공급 측면(기업ㆍ정부 등)에서 노동수요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고 수요 측면에서 교육을 사회이동이나 계층재생산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교육열의 배후에 있고 교육열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이는 학벌,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차별과 맞물려 있다. 그에 따라 과정을 평가하기보다 입시와 평가가 과정을 사실상 통제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경쟁은 적정선에서만 합리적일 수 있다. 레드 오션화와 병목 현상이 심해지면 변별력이 타당성보다 더 우선시되면서 시험이라는 평가도구가 뒤틀리고, 결과적으로 인재가 낭비되거나 반대로 도태되어 버린다.


내용평가에서 적성평가로의 전환 경향은, 유연하고 통합적인 사고ㆍ역량 등의 그럴듯한 말을 들지만 실은 변별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며 정작 평가도구의 타당성이 더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시험이 어려워진 상황에 더하여 학력 인플레이션 등으로 이전부터 계속되어 온 병목 현상이 거시적으로 규모가 매우 커지고 미시적으로 경쟁자들의 성적이 촘촘해졌다.


결국 상위권은 상시 긴장과 스트레스를 중하위권은 버려졌거나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한다는 등의 식으로 모두가 지옥에 떨어진다. 이익이 있거나 있을 곳에서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건 당연하므로 사교육이 발달한 것이다. 사교육 때문에 힘들어졌다기보다 힘들기 때문에 사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능력주의는 양면성이 있다. 적정경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능력주의는 엽관제 등보다 기초적 공정성이 조금 낫다는 점만 이점으로 남고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인 시스템ㆍ문화가 된다.


한국에서의 대개의 시험에서의 합격자 등은 '임시 생존자'에 가깝다. 경쟁이 수단이 아닌 본질이 된 상황에서, 계속 사회문화적 압력은 이어지니 그 다음 라운드가 오게 되고 그렇게 계속 줄인 결과 소수의 승자만 남는다. 그 소수의 승자 중 상당수는 계층적 배경이 플랜B나 심리적 기반 등을 가질 수 있게 한 이들이다.

사실상 경쟁과 훈련이 본질인 교육이 사회문화적으로 사람들을 여유가 없게 하고 심지어는 심리적으로 뒤틀리고 닫힌 문화를 만든다.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교육이 혁신이나 시장 선도자 또 예술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창의적으로 활약하는 이들의 인적자본보다도 개발국가에 복무하는 모델에 지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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